과거에 자가치아 이식술에 대해 칼럼을 통해 설명한 적이 있다. 자가치아 이식술은 잇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충치가 심해 치아를 발치해야 할 때 남아 있는 사랑니를 발치한 자리로 옮겨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의학에서 간 이식이나 신장 이식과 같이 조직을 옮기는 치료법과 비슷하다. 그런데 치아 이식뿐만 아니라 치과에서는 필요에 따라 잇몸 이식도 자주 시행되는 중요한 술식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잇몸 이식술은 어떤 상황에서 필요한 것일까?
잇몸 이식술을 가장 많이 하는 경우는 잇몸이 약해져 치아의 뿌리가 노출되고 그로 인해 치아가 길어 보이게 되는 경우이다. 이런 현상은 치은 퇴축이라 불리며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흔한 원인은 단단한 잇몸이 부족하거나 잇몸 두께가 얇은 경우이다. 이처럼 잇몸이 약해지면서 점점 내려가고 치아 뿌리가 드러나게 될 경우 입천장 부위에서 잇몸 조직을 떼어 내려간 부위에 이식한다. 이를 통해 잇몸의 두께를 두껍게 하고 퇴축된 부위를 보강하면 잇몸은 건강하고 단단한 상태로 회복된다. 이렇게 회복된 잇몸은 심미적으로도 좋을 뿐만 아니라 잇솔질이나 구강 위생 관리에도 강해져 건강한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치아 건강까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술법이다.
두 번째로 잇몸 이식술이 많이 시행되는 경우는 임플란트 치료 중 잇몸 주위에 단단한 잇몸이 부족할 때이다. 성공적인 임플란트를 위해서는 잇몸뼈뿐만 아니라 임플란트를 둘러싸고 있는 2~3mm 정도의 단단한 잇몸이 필수적이다. 단단한 잇몸이 있어야 잇솔질이나 치간칫솔을 이용한 구강 관리를 할 수 있으며 또한 구강 내 세균이 임플란트와 잇몸 사이의 공간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 임플란트 주위염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임플란트 주위에 단단한 잇몸이 부족한 경우 입천장이나 잇몸의 끝 부분에서 단단한 잇몸을 떼어내어 필요한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세 번째로 잇몸 이식술이 필요한 상황은 앞니 임플란트 치료 시 치주염으로 인해 치아를 발치해야 할 경우다. 앞니를 발치하게 되면 잇몸뼈뿐만 아니라 주위 잇몸의 양도 함께 부족해지는 경우가 많다. 앞니 부위는 특히 심미적인 부분이 중요한데 잇몸의 라인이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어야 하며 앞니에서 송곳니, 작은 어금니까지 잇몸의 모양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 만약 한쪽 잇몸만 길게 늘어나거나 좌우 대칭이 맞지 않는 경우 웃을 때 드러나는 잇몸이 비대칭적으로 보이며 외관상으로도 아름답지 않다. 따라서 앞니 임플란트 시에는 골이식과 함께 잇몸 이식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임플란트 치료 중 잇몸 이식술은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첫날에 함께 시행되는 경우보다 임플란트 식립 후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임플란트 기둥을 연결하는 2차 수술 시에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잇몸 이식을 통해 임플란트 주위의 잇몸을 단단하게 만들어 이후 임플란트 주위염 등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잇몸 이식을 위해 필요한 조직은 주로 입천장 부위나 위턱의 사랑니 부위인 상악 결절에서 얻는다. 잇몸 이식에는 다양한 수술 방법이 있으며 각각의 상황에 따라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많이 시행되는 수술 방법은 유리치은 이식술과 결체조직 이식술이다. 유리치은 이식술은 단단한 잇몸이 부족한 경우 입천장에서 단단한 잇몸을 떼어내어 부족한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결체조직 이식술은 잇몸 안쪽의 두께가 부족할 때 입천장 안쪽에서 섬유조직만을 떼어내어 이식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입천장에 작은 절개선만 생기며 안쪽 잇몸만 떼어 이식하므로 성공률이 높고 특히 심미적인 결과가 중요한 앞니 임플란트 치료 시 자주 사용된다. 또한 단단한 잇몸이 부족하고 잇몸 두께도 증가시켜야 하는 경우에는 유리치은 이식술과 결체조직 이식술을 함께 시행하여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잇몸 이식술 후에는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면 실을 제거할 수 있으며 약 2주가 지나면 이식한 조직이 자리를 잡고 3~4주 후면 이식된 잇몸이 본래의 잇몸처럼 안정된다.
건강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임플란트를 위해서는 단단한 잇몸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잇몸 이식술이 필요할 때가 많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과정의 까다로움으로 잇몸 이식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건강한 잇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치료이므로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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