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수십 년간 직접 충돌을 피해온 ‘중동의 앙숙’ 이스라엘과 이란이 최근 대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서 양국이 대대적인 전면전을 치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월 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이 더 강력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동안 이란을 상대로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그림자 전쟁’을 이어온 이스라엘이 앞으로는 공개적인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공격자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하거나 이란 고위 관리들을 암살해왔다. 이란은 이런 비밀스러운 공격의 배후로 늘 이스라엘을 지목했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일명 ‘그림자 전쟁’을 이어왔다.
최근엔 달라졌다. 이스라엘은 얼마 전 이란의 최대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를 공개적으로 타격했다. 이란 역시 10월 1일 저녁 이스라엘을 겨냥해 약 200발의 탄도미사일을 대규모 발사했다고 직접 밝히며 반격에 나섰다. 이에 이스라엘은 현재 강력한 재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10월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심 등을 공습하며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머지않아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과 군 기지를 공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석유 시설 공격은 서방의 장기 제재로 악화한 이란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고 미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세계 석유 시장도 발칵 뒤집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이란 또한 더 강력한 대응을 할 것으로 보여 최악의 경우 약 50년 만에 ‘5차 중동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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