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영화로 한 발 더 다가선 韓·伊

입력 2024-10-03 17:25   수정 2024-10-04 00:16

영화는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뛰어넘는, 음악·문학·사진·시가 담긴 종합예술이다. 개인적으로 영화야말로 사람들 간 유대감을 강화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유하고, 미래를 꿈꾸게 해주는 강력한 힘이 있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이탈리아에서는 날씨가 좋은 계절이면 야외에서 영화를 상영하곤 하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 지금까지 어린 시절 야외극장에서 본 영화에 대한 추억이 생생할 만큼 우리네 삶에 영화가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놀랍게도 나는 이런 감성을 한국에서도 경험했다.

한국과 이탈리아 영화는 너무나 다르지만, 양국 국민의 영화 사랑은 비슷하다. 이탈리아 영화는 페데리코 펠리니, 로베르토 로셀리니 등 ‘네오리얼리즘’의 거장들로 유명하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K콘텐츠의 성공에 힘입어 한국 영화도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K드라마의 흥행까지 더해져 요즘 이탈리아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이런 작품들은 이탈리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덕분에 한국어의 언어적 아름다움에 매료돼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사람도 부쩍 많아졌다.

한편으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탈리아 영화도 많다. 대표적으로 마시모 트로이시의 유작 ‘일 포스티노’와 오스카상을 수상한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작품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모두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적인 작품으로, 혹시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한국 사람들의 영화 사랑을 방증이라도 하듯 한국에는 일 년 내내 다양한 영화제가 열린다. 마침 명실공히 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시작됐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는 아시아 콘텐츠&필름마켓(ACFM)도 열리는데, 올해에는 무려 11개의 이탈리아 영화 제작사가 마켓에 참석한다고 한다.

필자는 깊은 울림을 남기는 이탈리아 영화야말로 한국과 이탈리아를 이어주는 좋은 매개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BIFF에서는 이탈리아 영화의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의 코미디 단편 연작 ‘혹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과 베니스영화제 오리촌티 남우주연상 수상작인 프란체스코 코스타빌레 감독의 ‘패밀리’와 같은 작품이 소개돼 한국 대중에게 최신 이탈리아 영화를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많은 영화 팬이 부산에서 이탈리아 영화를 감상하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 이런 행사야말로 너무나도 다르지만 그 다름 속에서 세계적인 소프트 파워 강국으로 인정받은 한국과 이탈리아가 자연스럽게 섞이고 서로의 문화에 물들 수 있는,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공통의 역사를 만들어 나갈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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