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근로복지공단은 무안공항에서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A씨의 정신질환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직장 내에서 A씨가 폭행·폭언을 당한 사실이 녹취 등을 통해 명백하게 확인됐고, 앞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 전보를 인정받은 내용 등을 근거로 A씨가 겪은 공황장애 등의 정신적 피해도 지난달 26일 업무상 재해로 판단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A씨의 정신적 피해 내용과 업무의 인과관계가 명백해 산업재해로 인정했다"며 "정신적 질환의 경우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절차를 거듭해야 하고, 사측에서 재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근로자와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다른 유형보다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간부 B씨로부터 당한 폭언·폭행과 부당 인사까지 겪은 A씨는 1년 6개월여간 극심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았다.
정신적 고통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지자 A씨는 올해 5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산재로 인정받으려면 정신질환이 산재보상보험법상 인정되는 질환이어야 하고, 그러한 질병이 업무로부터 발생했다는 사실을 해당 근로자가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이 때문에 A씨는 각종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트라우마까지 겹쳐 2차 피해를 겪었다.
또 무안공항이 A씨의 재해 사실과 업무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입증의 어려움이 커지기도 했다.
A씨는 "증거를 내기 위해 녹취를 다시 확인하면서 욕설과 폭행을 당했던 순간이 생생하게 떠올라 힘들었다"며 "결과적으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았지만, 두 번은 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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