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로 경쟁사들을 위협하고 세계시장을 잠식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해운업에서 중국원양해운과 중국해운, 철강업에서 상하이 바오강과 우한강철, 원자력 분야에서 중국핵공업그룹과 중핵건설그룹 합병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CATL과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BYD도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수직 계열화로 몸집을 불리고 원가를 낮추는 전략으로 유명하다. 금융업도 예외가 아니다. 궈타이쥔안증권은 지난달 하이퉁증권을 합병해 자산 1조6000억위안(약 300조원)의 중국 1위 증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10월 “월가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투자은행을 육성하라”고 지시한 만큼 초대형 금융사 합병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에서의 기업 합병은 시장 논리가 아니라 정부 방침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이뤄지고 당국의 파격적인 지원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한국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한국은 조선, 석유화학, 철강, 가전, 전기차 배터리 등 주요 업종에서 중국과 세계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중 간 기술 격차도 크지 않다. 중국 기업과의 경쟁을 헤쳐 나갈 산업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