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린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는 100만 명 넘는 인파가 몰렸음에도 큰 안전사고 없이 끝났다. 그러나 도심 곳곳이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았고, 쓰레기 무단 투기 등 고질적인 문제를 보였다. 축제를 관람하기 좋은 ‘명당’인 여의도 아파트에 난입한 관람객도 있었다.
6일 서울시 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불꽃놀이가 한창이던 5일 오후 7시~8시45분 강변북로 구리 방향 양화대교~서강대교 구간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주행 중이던 일부 운전자가 4차로에 차를 세우고 내려 불꽃축제를 관람한 탓이다. 뒤따르던 차량이 줄줄이 멈춰서 4차로는 물론 3차로도 한순간에 주차장을 방불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편인 올림픽대로에도 같은 시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고, 원효대교 북단 육교 인근은 불꽃을 보려는 인파로 차량 통행이 불가능했다.
‘불꽃 명당’으로 유명한 여의도 아파트 주민들은 외부인 출입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여의도의 복도식 아파트 주민 A씨는 “현관문을 여니 와인과 와인잔을 들고 온 사람이 의자를 놓고 앉아 있었다”며 “항의하니 ‘의자는 안 놓고 앞에서 보겠다’고 답해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한강변 여의도 시범아파트, 삼부아파트 주민 사이에선 ‘방문 차량’이라며 단지에 진입한 관람객 차량으로 가뜩이나 비좁은 주차장이 더 붐볐고, 아파트 옥상 침입 시도가 이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축제가 끝난 뒤 관람객이 떠난 자리는 쓰레기로 가득 찼다. 여의도한강공원 잔디밭에는 일회용 돗자리와 종이컵, 식기 등이 널려 있었고 분리배출이 되지 않은 대형 쓰레기통은 넘쳐날 정도였다. 이촌한강공원 노들나루공원 등도 마찬가지였다. 여의도한강공원에서 불꽃축제를 관람했다는 최정원 씨(46)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를 데리고 처음 나왔는데, 시민들이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에 낯이 뜨거웠다”고 했다.
올해 20회를 맞은 서울세계불꽃축제에는 주최 측인 한화 추산 107만여 명이 모였다. 서울시와 경찰은 이날 8000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인파를 관리했고, 한화에서도 직원 봉사단 2300명을 투입해 행사는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소방당국에도 단순 구급 요청 외에 별다른 인명 사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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