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차등 수수료' 꺼낸 배민…"매출 낮은 업체엔 최저 2%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차등 수수료’ 도입을 논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점 업체 매출에 따라 수수료율을 다르게 적용해 최저 2%대까지 낮추는 방안이다. 배달 앱이 차등 수수료 도입 검토에 나섬에 따라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상생안 도출에 물꼬가 트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하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 수수료 인하 방안을 담은 상생안을 제출했다. 상생안에는 입점 업체들을 매출별로 분류하고 매출이 낮은 하위 사업자에는 현행 9.8%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예컨대 매출 기준 상위 40% 이상인 업체엔 기존과 같은 수수료율 9.8%를 적용하고 40~60%에는 6%, 60~80%에는 5% 등 순차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는 식이다. 배민은 최저 2%대까지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상생안은 8일 예정된 상생협의체 6차 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상생협의체는 배달 앱 4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산업협회 등이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월 출범했다. 다섯 차례 회의에선 수수료 인하에 대한 해법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배민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하자 배민이 한발 물러섰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쿠팡이츠도 수수료율을 매출에 따라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소상공인 단체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중재로 지난달 쿠팡이츠 측과 비공개 회의를 열고 2~6.8%의 수수료 적용을 제한했다. 연매출 1억원 미만은 2%, 1억원 이상~3억원 미만은 3%,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은 5% 등 총 다섯 단계로 나누는 식이다. 쿠팡이츠는 이를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시행해 공정위에 수수료 개편 방안을 전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편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상생협의체 논의와 관련해 “상생 방안이 사회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입법을 통한 제도 개선 등 추가적인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10월까지 상생협의체가 결론을 내지 못한다면 정부가 직접 나서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현재 배달 앱 3사의 ‘최혜대우 요구’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일부 배달 앱이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이중 가격을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조사 중”이라며 “경쟁 제한 요건이 충족되면 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