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원하는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 성장사업을 주력 사업화하는 동시에 미래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LG그룹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가겠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 및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구 회장은 2018년 6월 회장직에 취임한 이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를 비롯한 2차전지, 전장(전자 장비) 등 성장 산업 확대에 ‘올인’해 왔다. 지난해부터 이들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도 퍼붓고 있다. 2028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선 LG가 신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전장 등 사업에선 소기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 각 계열사 현장에선 AI 기술이 이미 적용되고 있다. LG전자는 주 단위로 국가별, 지역별 제품 판매 수요를 예측하는 데 AI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렌즈와 센서의 중심을 맞추는 공정에 AI 기술을 도입해 최적화 기간을 50% 이상 단축하는 등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였다. LG유플러스는 엑사원의 원천 AI 소스를 기반으로 통신에 특화된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을 개발해 다양한 사업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클린테크 분야에선 바이오 소재,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사업 등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성장동력을 중심으로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활용 등 클린테크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해 사내 독립기업을 설립하고, 관련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투자한 주요 기업은 영국 소재의 AI기반 배터리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인 ‘이트론 테크놀로지스(Eatron Technologies)’가 대표적이다. 이트론은 AI를 활용해 배터리 성능을 안전하게 최대한 끌어올리는 관리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하는 기업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메이커들이 배터리 화재 위험을 제한할 수 있다. 이트론은 자동차 배터리 외에도 모빌리티와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사람들의 목소리와 표정 등을 감지해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이 AI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흄 AI에 2022년에 이어 지난 3월 추가 투자에 참여했다. 초기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성이 큰 데다 LG와도 시너지가 예상되자 추가 베팅에 나선 것이다. 이밖에 인월드AI(AI기반 가상환경 내 캐릭터 제작 플랫폼 업체), 에코 헬스(자체 AI 기반 심부전 등 심장·폐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디지털 청진기를 개발하는 업체), 에티온(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 개발 업체), 리인더스트리(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업체)등에 투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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