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론의 강원래가 안무가로서 저작권을 인정받은 첫 주인공이 됐다.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강원래는 지난 4월 공개된 KB금융그룹의 '국민과 함께 부르는 희망' 영상 속 '꿍따리 샤바라' 영상 내 안무 저작권을 최근 인정받았다.
해당 광고 영상에는 내일을 꿈꾸는 가족, 좌절을 딛고 다시 도전하는 청년,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자영업자 등 평범한 국민들이 곧 대한민국의 희망이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배경음악 '꿍따리 샤바라'는 배우 박은빈이 직접 불렀으며 출연자들은 "누구나 세상을 살다보면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어. 그럴땐 나처럼 노래를 불러봐.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빠" 노랫말에 맞춰 춤을 춘다.
강원래는 "광고에 들어간다고 하길래 노래만 쓰였나보다 했는데 '꿍따리 샤바라' 안무가 들어가 있더라. 그 노래 안무를 강원래가 했다는 걸 누구나 알지 않나"라면서 "노래에 대해서는 저작권이 보호되는데 안무에 대해서는 왜 저작권이 없는지 의아했다"고 전했다.
이어 "'앞뒤가 똑같은 전화번호'라는 노랫말이 나오는 광고에도 박미경의 '이브의 경고' 춤이 쓰인다"면서 "광고에 유행가는 안 쓰여도 과거 유행했던 춤이 쓰이는 걸 여러 번 봤다"고 지적했다.
◆ 노래 저작권 인정하면서 안무 창작은 왜?
광고주나 광고업체에서 작곡가 등 원곡의 저작권자에게는 광고용 음악의 사용, 편곡, 기타 커버 등에 대해서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맞는 저작권 사용료를 지불한다. 상업적 이용인 점에서 해당 저작권 사용료를 비교적 높게 책정하여 지급하기도 한다.
이용료 등을 지급하지 않고 무단으로 노래를 삽입하거나 다른 가수를 통해 부르게 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의 중대한 침해가 되어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안무에 대해서는 저작료를 지급한 사례가 없었기에 강원래가 '꿍따리 샤바라' 저작료 지급은 안무 저작권을 인정받은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앞서 가수 싸이가 안무가 배윤정에게 '젠틀맨'에 브아걸 시건방춤을 사용한다며 안무비 저작료로 1000만원을 지급한 일이 있긴 하지만 이는 싸이의 선의에서 비롯된 사례였기 때문이다.
강원래는 "K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속에 안무 창작 또한 저작료를 지급해야 하는 정당한 창작행위로 인정받아 기쁘다"라며 "안무가가 예술가일 뿐 아니라 창작권을 인정받는 직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원래의 법률대리인으로 최초의 안무저작권료 지급을 이끌어낸 댄서 출신의 이언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안무저작권의 경우, 법규 자체는 존재하는데도 관련 전문가가 드물고 사회적 여건도 미비하여 권리행사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이번에 안무 저작권 이용절차의 선례가 잘 형성된 만큼, 세계 코레오 씬을 선도하고 있는 K-POP 아티스트들에게 더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국정감사에도 등장한 '안무 저작권' 논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 감사에서도 가요 안무 표절 논란이 이슈가 됐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걸그룹 뉴진스와 아일릿의 안무 영상을 비교하며 안무 저작권 문제를 제기했다.
두 안무의 유사성을 지적한 신 의원은 "안무가 K컬처에 핵심적인 내용으로 등장했는데 안무 저작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많다"며 "검토하고 있는 것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정향미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국장은 "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쳤고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면서 "11월 정도면 안무 저작권 가이드라인에 대한 연구가 끝날 것이고 연말까지 종합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안무 창작자들에게 종합적인 컨설팅과 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음원 저작권은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 데 반해 안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안무 저작권 보호를 위한 방안을 곧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원래는 KBS 라디오 '강원래의 노래선물' DJ로 18년째 활약 중이며 화가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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