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숙 대표 "저출생·경력단절 공공 영역에서 해결해야죠"

입력 2024-10-09 17:26   수정 2024-10-10 17:34


방송 진행자 겸 연기자, 국제학 연구자, 국제기구 대표자, 공공기관장, 정치인의 아내…. 지난달 말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로 임명된 박정숙 씨(54)에겐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그의 이력은 반전의 연속이다. 유명 방송인 역할에 안주하지 않고 국제기구 등에서 새로운 도전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양성평등 정책 개발, 어린이집과 초등 방과후 돌봄교실(키움센터) 지원, 성범죄 피해자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이다. 대표 임기는 3년이다. 박 신임 대표는 지난 8일 기자와 만나 “저출생 대응은 어떤 비판을 받더라도 모든 정책을 다 꺼내놓고 신속하게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며 “여성이 출산 이전 경력과 능력을 육아 과정에서 충분히 발휘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서울여대를 졸업하고 1993년 대전엑스포 홍보와 방송 진행을 맡은 것을 계기로 방송가에 발을 들였다. ‘출발 모닝와이드’ ‘아주 특별한 아침’ 등 아침 방송 MC를 맡았다. 2003년 드라마 ‘대장금’에서 문정왕후 역을 연기하며 얼굴을 널리 알렸지만 돌연 유학길에 올랐다. 남성 중심적이던 방송가 문화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Alliance) 한국 대표,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 사무총장 등 여러 국제기구의 대표 역할을 했다.

그는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개발도상국 백신 공급을 위해 설립한 세계백신면역연합에서 일할 때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백신을 한국에 보급하는 과정이나 저소득 국가 여성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보급하는 등의 공공정책 업무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재단에서도 출산과 보육, 여성의 경력 개발에 필요한 여러 인프라를 공공의 힘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박 대표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재임 기간에 육아휴직자 대체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에 여러 혜택을 주는 ‘워라밸 포인트제’를 확대하고, 출산 후 직장을 그만둔 여성이 이전 경력을 살려 지역사회에 참여할 기회를 돕는 정책도 적극적으로 제안하겠다고 했다.

박 대표의 배우자는 이재영 국민의힘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이다. 박 대표보다 다섯 살 연하인 이 위원장은 2012년 결혼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이었다. 박 대표는 남편에 대해 “현역 의원일 때도 아내의 사회활동을 적극 응원하고 육아에도 적극적인 아빠였다”며 “‘정치인 아내로서 힘든 점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듣지만 장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선거 뒷바라지 과정에서 배운 점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선거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설득해야 하는 훈련의 과정”이라며 “남편 덕에 많은 사람을 만나 교류하며 배운 점이 많았고 이번에 재단 대표를 맡을 용기와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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