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금 보유 비중 평균 24.6%인데…한국은행은 1.2%

입력 2024-10-09 17:46   수정 2024-10-10 00:48

한국은행이 운용하는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금 매입을 중단한 지난 11년 동안 경제 규모가 비슷한 다른 국가만큼 매년 금을 매입했다면 150억달러(약 20조원)가량의 평가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9일 한국은행이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104.4t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47억9000만달러 규모다. 외환보유액 전체(4159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다. OECD 국가 평균(24.6%)과 비교하면 20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비슷한 국가 평균(13.5%)이나 명목 GDP가 비슷한 국가(11~20위권) 평균(12.0%)에도 크게 못 미친다. 아시아 국가인 일본(4.4%)과 대만(4.7%)에 비해서도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고점 매입 논란이 일었던 2013년을 마지막으로 금 매입을 중단했다. 반면 OECD 국가들은 매년 평균 54t의 금을 매입해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을 꾸준히 끌어올렸다. 국제 금 가격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꾸준히 올라 최근 트로이온스당 2685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6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최 의원의 자체 계산에 따르면 이 기간 금을 매입하지 않아 발생한 기회 손실은 최소 67억달러에서 150억달러에 달했다. 외환보유고 다변화와 금융 안정성 확보를 위해 금 매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최 의원의 지적이다. 금은 주식, 채권 등 금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에 일부 포함하면 위험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최 의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상황에서 금은 안전자산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당장 금을 매입하지 않더라도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사태 등 국제 정세와 금리 인하 이후 미국 달러의 가치 약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은은 금이 변동성이 큰 자산이라는 점을 들어 중앙은행이 투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알려졌지만 국제 정세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은 이자가 없고 가격이 올라도 팔 경우 경제가 불안하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 매각이 쉽지 않다”며 “장기 수익률 측면에서 미국 국채가 금보다 낮지 않고, 더 안전한 자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소람/강진규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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