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은 올 초 디지털 계열의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단행했다. 본부급인 디지털자산센터를 신설해 토큰증권, 대체거래소 등 다수의 디지털 전략사업을 이곳에서 담당하게 했다. 디지털본부 내부적으로는 전략, 마케팅, 채널 등 각 역할에 따라 조직을 세분화했다. 기획, 영업, 대고객서비스 등의 업무에 대해 전문성을 높이고 가장 효율적인 구조로 분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런 변화 덕에 최근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토큰증권에서도 하나증권은 앞서가고 있다. 하나증권은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을 이달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나증권은 미래에셋증권과 협업해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유통 통합 플랫폼을 설계하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달 한국예탁결제원도 토큰증권 테스트베드 플랫폼 개발에 착수할 예정인데, 여기 맞춰 하나증권도 관계당국과 소통하며 플랫폼 시스템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플랫폼을 구축하는데서 끝나는 게 아니다. 하나증권은 이 플랫폼을 활용해 투자계약증권(토큰증권의 일종) 발행인의 사무를 대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투자계약증권 발행 업무는 기초자산을 보유한 몇몇 조각투자회사가 직접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업무의 전문성이 부족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투자계약증권 발행 기업이 적지 않다. 일반기업공개(IPO)를 할 때 이 과정을 증권사가 주관하는 것처럼, 토큰증권도 발행인을 대신해 증권사가 관련 업무를 대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를 통해 투자계약증권 발행하면 투자자를 두텁게 보호할 수 있게 되고 투자자의 접근성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자가 토큰증권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며 "토큰증권은 투자자가 기초 자산에 대해 속속들이 모르는 경우도 많은데, 서로 정보 교류를 할 수 있게 되면 이 문제가 완화돼 시장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하나증권은 인공지능(AI)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올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AI 모델을 자체 개발했다. 고객이 거래를 할 때 보이는 행동을 분석해 해당 고객이 뭘 필요로 하는지 미리 알아내고, 이를 통해 자칫 고객에게 소홀해질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영업점 현장에서는 직원들이 이 모델을 이미 고객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부터 SK텔레콤의 AI 개인 비서 ‘에이닷(A.)’에 회사의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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