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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세계 최초로 복강경 수술로봇 승인을 받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창립 이후 지금껏 세계 1등 자리를 지켜온 기업이다. 2020년 43억6000만달러이던 매출이 지난해 71억2000만달러로 63% 급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4%에 달했다. 앞으로 1위 자리를 내줄 일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작년 말 기준 특허 수가 4800개에 달하는 등 지식재산권으로 거대한 진입장벽을 구축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 항공우주국(NASA), IBM 기술진의 협력으로 탄생한 인튜이티브서지컬의 기술은 군사 목적으로 시작됐다. 1980년대 말 군인을 먼 거리에서 수술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이를 통해 수술 부위를 열 배 확대하고 3차원(3D) HD 화면으로 띄우는 영상 기술, 포도알 껍질을 벗겨낸 뒤 다시 꿰맬 정도로 정교한 로봇, 손가락 움직임을 그대로 로봇 팔로 옮겨낸 제어 기술까지 구현해냈다.
수술로봇은 ‘반(半)자율 수술’이 가능한 수준으로 진화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약 10억달러를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전체 매출 대비 14%에 달하는 규모다. 굿하트 대표는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인력을 덜 투입하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여전히 외과의사가 필요하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수술로봇의 자율 능력이 더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놀라운 건 아이온의 팔 역할을 하는 관이 복잡한 기관지를 거쳐 환자의 폐까지 아무런 상처를 내지 않고 도달하는 데 채 1분이 안 걸린다는 점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아이온 전용 소프트웨어에 넣어 완성한 기관지 내비게이션 덕이다. 국내에서는 같은 검사를 할 때 피부를 절개해 가느다란 바늘로 폐 조직을 떼어내는 ‘경피 세침흡인’ 방식을 쓴다. 이는 기흉 등 여러 부작용이 따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굿하트 대표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지금까지 발전시켜 온 컴퓨터 비전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CT 영상을 3D 모델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며 “앞으로 아이온과 비슷한 로봇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폐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에도 적용할 수 있게 로봇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지금은 조직을 들고 나오는 생검로봇이지만 약물 등 치료에 필요한 다양한 물질을 놓고 오는 방식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니베일=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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