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85)은 딸의 수상 소식에 "세상이 꼭 발칵 뒤집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11일 밝혔다.
한승원 작가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딸의 수상 소식을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면서 "당황했다"고 했다.
한승원 작가는 "(노벨상 측이) 뜻밖의 인물을 찾아내 수상한 그런 경우들이 많이 있었지만, 뜻밖에 우리 강이가 탈지도 몰라 만에 하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어도 전혀 기대를 안 했다"고 했다.
한승원 작가에 따르면 한강은 전날 노벨문학상 발표 시점인 오후 8시(한국시간) 직전인 오후 7시 50분께 스웨덴 측으로부터 전화로 수상 소식을 들었다.
한승원 작가는 "그 사람들(노벨위원회)이 무서운 사람들이라, 그 기쁨을 엄마, 아빠한테도 말할 기회가 없이 전화를 받았나 보더라"라고 했다.
한승원 작가는 딸이 상을 받은 이유에 대해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그런 것들에, 여린 인간들에 대한 어떤 사랑 같은 거, 그런 것들이 좀 끈끈하게 묻어나지 않았나. 그것을 심사위원들이 포착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이 소설은 하나도 버릴 게 없다. 하나하나가 다 명작들"이라며 "이게 고슴도치는 내 새끼가 예쁘다고 그래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기뻐했다.
1939년 장흥에서 태어난 한승원 작가는 1968년 등단해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소설집 '새터말 사람들', 시집 '열애일기', '달 긷는 집' 등을 펴냈다.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