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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중동의 미국 동맹들을 상대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돕는다면 응징에 나서겠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복수의 중동 당국자들을 인용해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을 포함한 중동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영토나 영공을 허용한다면 이란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경고는 비공개 외교 채널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위협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으나, 이란의 경고를 받은 국가들은 자국 내 원유 시설이 타격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미군 시설과 병력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란이 경고한 국가들에 전부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날 로이터통신도 이란의 고위 당국자와 외교관을 인용해 "이란 측이 이번 주 가진 회담들에서 사우디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중동 순방에 오른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외무장관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란은 "사우디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어떤 지원이라도 할 경우 원유 시설에 대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사우디의 이스라엘 지원이 현실화되면 이라크나 예멘의 친이란 세력들이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일부 국가는 미국 측에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할 때 자국의 영공 사용을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아랍 지도자들은 미국이 맹방인 이스라엘을 돕기 위해 중동 정세에 본격 개입하게 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사우디와 UAE 등은 지난주 비상회의에서 이란을 겨냥한 공격에 자국의 영토·영공 사용을 승인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너선 패니코프 연구원은 "(미국이) 이스라엘로 하여금 신중하고 세밀하게 조정된 대응을 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걸프 국가들의 우려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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