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매치플레이에서 플레이 순서는 홀로부터 더 멀리에 있는 볼을 먼저 쳐야 합니다. 매치플레이 중 퍼팅그린에서 순서를 지키지 않고 먼저 퍼트한 볼이 홀인되었는데, 이 퍼트를 상대방이 취소시킬 수 있나요?
A: 네, 취소 가능합니다. 플레이할 순서를 지키지 않은 스트로크는 그 결과와 상관없이 취소시킬 수 있습니다.
매치플레이에서 플레이 순서와 관련된 의문 사항들을 몇 가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매치플레이에서 플레이 순서는 왜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나요?
"매치플레이는 홀마다 승패를 가려야 합니다. 그 홀에서의 승패는 서로의 샷에 대한 대응에 따라 결정되지요. 예를 들어 상대방의 티샷이 OB가 나거나 깊은 러프 속으로 날아가면, 플레이어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키기 위해서 우드 티샷으로 대응하기도 합니다. 한편 티샷을 똑바로 멀리 치는 플레이어라면 먼저 정확한 티샷을 해서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으며, 아이언 샷이 정교한 플레이어라면 먼저 어프로치 샷을 홀에 근접시켜서 상대방에 부담을 줄 수 있지요. 이처럼 매치플레이에서 먼저 치는 플레이어의 샷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느냐는 상대방의 전략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인 것입니다. 따라서 매치플레이에서 아너(티잉구역에서 먼저 칠 권리)나 원구선타(홀에서 멀리 있는 볼을 먼저 침)라는 플레이 순서를 지키는 문제가 중요하게 취급됩니다."
▶플레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친 플레이어에게 벌타는 없나요?
"매치플레이에서 상대방이 플레이할 순서에 플레이어가 치더라도 벌타는 없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플레이어의 스트로크를 취소할 수 있는 선택사항을 갖게 됩니다."
▶순서를 지키지 않은 샷을 취소할 수 있는 시한은 언제까지인가요?
"순서를 어긴 스트로크가 끝난 즉시 취소시켜야 합니다. 그 시한은 취소시킬 수 있는 권리를 가진 당사자가 자신의 다음 스트로크를 하기 전까지 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시한이 존재하지만 “즉시”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퍼팅그린에서 순서를 어긴 플레이어의 짧은 퍼트가 홀인되었다면 이 홀에서 플레이어의 플레이는 종료된 것이고 따라서 다음 스트로크는 다음 홀 티샷을 의미하나요?
"고차원적인 질문입니다. 취소시키려는 스트로크의 결과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홀인되었다고 그 홀에서의 플레이가 종료되는 것이 아닙니다. 홀인된 그 스트로크를 다시 하도록 취소되었기 때문에 그 홀의 플레이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매치플레이에서 플레이 순서를 어긴 스트로크를 취소할 수 있는 시한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순서를 어긴 플레이어의 다음 스트로크 전까지가 아니라 취소 권리를 가진 당사자(먼저 플레이하는 권리를 가지고 있던 플레이어)가 다음 스트로크를 하기 전까지입니다."
▶순서를 어긴 스트로크를 취소시킬 경우, 그 결정을 번복할 수 있나요?
"번복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그 스트로크를 취소시킨 경우에 플레이어는 반드시 원래의 장소에서 다시 플레이해야 합니다."
▶순서를 어긴 스트로크를 취소시키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되나요?
"그 스트로크는 타수에 포함되는 인플레이 볼입니다. 따라서 그 볼을 올바른 플레이 순서로 놓인 그대로 쳐야 합니다."
▶매치플레이 중 퍼팅그린 부근이나 홀 주변에서 플레이 순서를 어긴 스트로크를 취소하는 행동에 대하여 스포츠정신에 위배된 취소라는 논란은 왜 발생하나요?
"2000년 솔하임컵에서 소렌스탐의 퍼팅그린 밖 칩샷 홀인이 순서를 어겼다고 취소된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지요. 소렌스탐은 다시 쳐야 했으나 홀인시키지는 못했고 결국 그 홀에서 졌습니다. 규칙에 따른 권리를 행사한 미국팀은 좋은 결과를 취소시켰다는 이유로 스포츠정신에 어긋난 행동을 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습니다. 플레이순서를 어긴 스트로크를 하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결과를 본 후에 취소한 경우에 그 비난의 강도도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스트로크의 결과가 나쁘다면 플레이 순서를 어겼다고 할지라도 그 스트로크를 취소할 필요조차도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답변=최진하 전 KLPGA 경기위원장, <골프규칙을 알면 골프가 쉽다>저자
정리=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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