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이젠 식상해"…2030 요즘 푹 빠진 나라 어디길래 [트렌드+]

입력 2024-10-13 13:28   수정 2024-10-13 13:29


올해 초 폭발적으로 늘어난 해외여행 수요에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이 컸던 여행업계는 예상치 못한 복병에 몸살을 앓았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지연금 사태가 실적은 물론 여행 수요를 얼어붙게 만들면서다. 3분기 이후 잇따른 황금연휴에 여행 예약률이 오르는 등 수요가 살아나면서 업계는 4분기부터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특화 상품 출시로 모객에 나설 전망이다.

1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업계는 지난 1분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 급증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했다. 그러나 업계 비수기인 2분기 실적 감소와 티메프 사태, 경기 불황, 일본 대지진 등으로 여행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황금연휴와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로 늘어난 휴일에 여행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업계는 4분기 실적에 다시 기대를 걸고 있다.


한경닷컴은 국내 주요 여행사인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관계자에게 4분기 실적 전망과 다가올 2025년 여행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다. 주요 여행사 모두 4분기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황금연휴 송출객이 늘어난 데다 연말연시 여행 수요 회복, 환율 하락 기대감 등이 커지면서다. 업계는 여행 목적이 뚜렷한데다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특화 상품으로 모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는 4분기 10월 초 황금연휴를 포함해 연말연시, 방학, 겨울 휴가 등의 요인으로 여행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투어는 3분기 송출객 수가 전년 대비 38% 늘어나는 등 매 분기 송출객 수가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소희 하나투어 홍보팀 수석은 "올해 1분기는 보복 여행 심리가 최고점을 찍었던 시점이었고, 이후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둔화된 경향이 있는 정도"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매 분기 송출객 수가 전년 대비 증가세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모두투어는 10월 징검다리 연휴와 연말 성수기 및 항공 공급석 증가 등 긍정적인 이슈로 4분기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우 모두투어 대외협력부 매니저는 "통상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 티메프 사태까지 더 해졌고, 그 여파가 3분기까지 이어졌다"며 "대외변수가 존재하지만 내년 1분기에는 코로나 이전 대비 90%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랑풍선 역시 4분기 여행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4분기 수요에 이어 내년 상반기도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구예원 온라인/마케팅본부 이사는 "4분기부터 고객들의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내년 1분기는 이미 얼리버드성 예약이 많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 이사는 "앞으로 환율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고객들의 기대심리가 여행 수요를 더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교원투어는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예약률 회복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김주석 교원투어 여행마케팅전략팀 팀장은 "3분기 티메프 여파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며 "국군의날 임시 공휴일 예약률이 늘어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 프리미엄·초개인화 테마여행 인기 예상"
여행업계는 내년 여행 트렌드에 대해선 올해 수요가 늘어난 노팁 노옵션 노쇼핑 등 프리미엄 상품과 개인 맞춤형 테마여행에 주목했다. 최근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 이용 대신 개별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여행객이 많아졌다. 여행사가 계획한 일정과 쇼핑 일정을 피해 자유롭게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이유에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여행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자유여행 수요를 높였다.

업계는 패키지여행에 자유여행이 포함된 상품과 고객이 항공 호텔을 직접 선택하는 서비스 등을 운영 중이다. 또한 패키지여행을 꺼리는 이유로 꼽히는 쇼핑과 옵션, 팁 등을 뺀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했고 이용률이 크게 오르고 있다. 나아가 연령대별 전용 패키지 상품으로 젊은 층 수요도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는 올해 자유여행에 익숙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2030 전용 패키지 상품으로 '밍글링 투어'를 선보였다. 분야별로 특화된 호스트를 중심으로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공통의 테마를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떠나는 하나투어만의 신개념 여행 프로그램이다. 여행 출발 전 오리엔테이션부터 귀국 후 뒤풀이, 여행 중 미션 수행까지 전 과정에서 호스트와 참가자가 활발히 소통하는 특징이 있다.

또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위한 선택형 결합 서비스 '내맘대로 항공+호텔'은 여행객의 일정과 선호에 따라 항공, 호텔을 원하는 조건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 론칭 이후 긍정적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소희 수석은 트렌드에 대한 하나투어의 계획에 대해 "스포츠 직관 여행, 밍글링 투어와 같이 니즈를 적극 반영하고, 신규 여행 지역을 상품화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최근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봄, 여름 계절 성수기를 맞는 백두산을 온천 테마와 결합해 겨울철 여행지로 상품화하는 등 기존 지역에 새로움을 더한 여행 상품 발굴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는 인플루언서와 떠나는 컨셉 투어와 소규모 그룹 공통 관심사 테마여행 등 고객 맞춤형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패키지여행 고급화를 위해 모두시그니처 상품 라인업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한 컨셉투어, 테마여행 등의 상품을 강화와 이종 산업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여행 서비스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윤우 매니저는 "현재 차세대 시스템 개발 중"이라며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패키지 상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시장 점유율 확대, 고객 경험 개선, 고객 데이터 분석 및 AI 기반 시스템을 통해 초개인화된 고객 맞춤형 패키지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노랑풍선은 한 번 다녀간 여행지를 다시 방문하는 'n차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소도시뿐만 아니라 동남아도 새로운 여행지로 주목할 수 있는 소도시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구예원 이사는 "재방문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여행 국가 내 새로운 여행지인 소도시를 찾는 수요가 높다"면서 "유럽은 여러 국가를 다녀가는 상품을 운용했지만, 최근 여행 수요가 높은 일주 상품에 주목할 생각"이라고 했다. 구 이사는 "젊은 층 고객들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떠나는 여행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맛집투어, 스포츠 투어 등 테마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패키지 안에 자유여행이 포함된 세미패키지 수요에도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투어는 기존상품과 다른 테마형 상품 위주로 준비해 모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주석 팀장은 "엔데믹 이후 한 차례 이상 여행을 다녀온 고객들은 기존과 다른 테마 상품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소도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2030 세대에서 몽골지역 인기가 높고 온라인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이어져 회사에서도 해당 여행상품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4분기 늘어나는 여행 수요 확대에 힘입어 내년 상반기까지 호실적 기록을 기대하고 있다. 쇼핑과 팁, 강제된 일정 등을 이유로 패키지 상품을 꺼리는 자유여행객이 늘어나는 만큼 프리미엄 상품과 개인 취향에 따른 테마형 상품 등으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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