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뒤 출간될 한강 '미공개 원고'…주제·형식 아무도 몰라

입력 2024-10-11 17:56   수정 2024-10-11 17:57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이미 완성됐지만 90년 뒤 세상에 나올 미공개 작품에도 이목이 쏠린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내용과 분량, 형식, 주제 등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한강의 미공개 작품 제목은 '사랑하는 아들에게'(Dear Son, My Beloved)다. 해당 작품은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개념미술가 케이티 패터슨의 주도로 2014년 시작한 노르웨이 '미래도서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집필됐다.

이 프로젝트는 100년간 매년 1명씩 작가 100명이 미공개 작품을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의 한 숲에 심어진 나무 총 1000그루를 사용해 출판하는 사업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은 오는 2114년 공개된다.

한강은 2019년 다섯 번째 작가이자, 아시아 작가로는 최초로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해 오슬로 외곽 미래 도서관의 숲'에서 원고를 전달했다. 그에 앞서서는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 노르웨이 작가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등 노벨문학상의 단골 후보로 꼽히는 작가들이 참여했다.

한강은 당시 흰 천을 한국에서 가져와 원고를 봉인하며 "마치 내 원고가 이 숲과 결혼하는 것 같았고, 또는 바라건대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작은 장례식 같았고, 대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세기의 긴 잠을 위한 자장가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흰 천이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신생아를 위한 배냇저고리, 장례식 때 입는 소복, 이불 홑청 등으로 쓰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프로젝트 기획자 패터슨은 전달식 당시 한강에 대해 "매우 중요한 작가"라며 "그는 인류와 존재, 아름다움, 비애에 대해 매우 명료하고 아름답게 말한다. 그의 글은 매우 친밀하고 우리 안으로 날카롭게 파고들어 온다"고 평가했다.

해당 작품은 제목 외에는 모두 베일에 싸인 채 봉인돼 현재 오슬로 도서관에 보관 중이다. 일각에선 실제로 슬하에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는 작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인류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특별한 메시지를 담았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한강은 2019년 서울 국제도서전 강연에서 해당 작품을 두고 "프로젝트 자체가 우리 모두 죽어 사라질 100년 후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미래에 대한 기도 같았고, 그런 마음을 가지고 글을 썼다"고 언급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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