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 의지를 피력했으나 시장 기대보다는 회복세가 약하다는 평가다. CPI는 중국 소비자의 구매 추세를 수치화한 지표로, 인플레이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로 여겨진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0.4% 상승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로이터통신(+0.6%)과 블룸버그통신(+0.6%),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0.6%)의 예상치를 하회한 수치다.
중국 CPI는 올해 2월 최대 명절인 춘제(설) 효과로 전년 동월 대비 0.7% 올라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8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9월에는 식품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상승세를 이끌었다. 비식품 물가는 0.2% 하락했다. 소비재 물가는 0.5%, 서비스 물가는 0.2% 올랐다.
식품 가운데는 채소 가격이 22.9% 급등했고, 특히 돼지고기(+16.2%)와 과일(+6.7%) 가격이 올랐다. 달걀(-4.1%)과 곡물(-0.7%) 가격은 하락했다.
리쥐안 국가통계국 도시사 수석 통계사는 "개학 시즌이 중추절(추석)과 겹치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식품 가운데 채소 과일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다"며 "여름철이 끝나 항공권 숙박 여행 물가는 각각 14.8% 7.4% 6.3%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년 전에 비해 2.8% 하락했다. 2016년 이후 최장 기간인 24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PPI 하락폭은 로이터(-2.5%)와 블룸버그(-2.6%), 차이신(-2.5%)의 예상보다 컸다.
작년 8월과 11월 각각 -3.0%의 낙폭을 기록한 중국 PPI는 올해 들어선 2%대 하락세를 이어갔다. 5월(-1.4%)부터 1%대로 하락폭을 줄여 6월과 7월엔 -0.8%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9월 들어 다시 올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 속에 잇따라 경기 부양 의지를 피력했으나 재정정책이 구체적인 규모를 '숫자'로 표현하지 않은 만큼 시장 심리가 안정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는 "(최근의 부양책 발표에 대해) 일부 분석가는 일시적 경제 완화 조치에 불과하고, 더 강한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당국자들이 준비 중인 재정적 부양책의 세부사항을 제공하지 않고 있고 투자자들은 디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희망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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