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첫 연소 시험을 마친 랩터 엔진의 초기 버전은 엔진 외부에 파이프와 밸브, 기계 장치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2021년 성능을 개선한 랩터2부터 이런 부품이 대거 사라졌다. 랩터 엔진은 액체 메탄(CH4)을 연료를 사용한다. 액체 메탄은 산화제인 액체산소와 결합해 연소하면 이산화탄소와 물이 생성된다. 이 때문에 액체 메탄은 케로신(등유)을 쓰는 기존 액체연료에 견줘 매연과 그을음이 적어 재활용 로켓에 적합하다. 기존 액체연료 로켓이 케로신이나 액체수소를 주로 사용하는 것과 다른 점이다.
엔진은 로켓 개발의 꽃으로 불린다. 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실패 확률도 높은 데다 원천 기술 없이는 진입 자체가 어렵다. 지난 3년간 스페이스X 랩터엔진개발팀의 선임 터보기계연구원으로 스타십 개발에 참여한 이진욱 박사는 “스페이스X는 난관 속에서도 과감한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다”며 “스페이스X 성공 요인이 막대한 자본에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지만 스페이스X는 지구상 그 어떤 조직보다 효율적인 집단으로, 경이로운 수준의 비용만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성공시켰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스타십을 통한 우주 발사 독점도 스페이스X에 천문학적인 부를 안겨주겠지만, 스타십이 창출할 ‘발사의 자유’가 더 많은 가치를 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스페이스캐피털에 따르면 2013~2022년 우주 경제에서 이뤄진 지분 투자 2500억달러 중 99%가 위성과 발사체에 집중됐다. 이 중 단 10%라도 우주 물류, 우주 중공업 등 스타십을 기반으로 탄생할 신흥 산업에 투자한다면 인류는 전에 보지 못한 우주산업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게 스페이스X의 계산법이다.
스페이스X가 만든 저궤도 위성망인 스타링크를 확충하는 데도 스타십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카치카=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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