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4)의 주요 작품이 품귀 현상을 빚는 등 서점가에서 시작된 ‘한강 신드롬’이 극장가로도 옮겨 갈 조짐이 보인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스크린에 걸리면서다.
14일 영화계에 따르면 CJ CGV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오는 17일부터 영화 ‘채식주의자’와 ‘흉터’를 상영한다. CGV용산아이파크몰 등 전국 45개 극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채식주의자’는 2010년 개봉한 영화로, 2016년 영국 맨부커상을 받은 한강의 동명 연작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주의를 선언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순제작비 3억원 대의 저예산 영화로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과 2010년 세계 최고 권위의 독립영화제인 미국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드라마 경쟁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흉터’는 2011년 작품으로 한강의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에 수록된 ‘아기부처’가 원작이다. 엄격하게 자라면서 감정이 메마른 여자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완벽주의에 집착하는 남자의 외롭고 위태로운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
CGV는 한강의 작품들이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한꺼번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한강 열풍에 맞춰 그의 문학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상영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교보문고, 예스24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한강 작가의 책이 80만부가 넘게 팔렸고, 도서관 대출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CGV 관계자는 “한강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영화를 준비했다”면서 “문학을 기반으로 한 2편의 영화를 가을 극장에서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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