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 뺏기면 끝장"…신한카드 상대로 '골리앗 싸움' 시작한 기업

입력 2024-10-14 19:31   수정 2024-10-14 19:47



신한카드가 협력 업체의 결제 관련 핵심 기술을 탈취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은 이달 초 온라인 카드 인증 결제 기업인 에스와이폴라리스로부터 신한카드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받고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박경택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혐의는 저작권법 위반 등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구체적인 혐의 사실이나 수사 상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에스와이폴라리스는 신한카드 등 국내 주요 카드사에 카드결제 인증 프로그램인 ‘안심클릭 솔루션’을 제공한 대가로 받는 수수료로 이익을 창출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신한카드가 해당 솔루션의 소스코드를 불법으로 복제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말부터 안심클릭 솔루션과 유사한 서비스가 신한카드 자체 쇼핑몰에서 제공되기 시작됐다는 이유에서다. 안심클릭 솔루션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소스코드가 발견됐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신한카드는 해당 소스코드의 소유권이 자사에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아직 고소장을 전달받지는 못한 상태여서 구체적인 혐의 사실 등을 파악한 뒤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선 소스코드와 같은 핵심 기술을 뺏기면 존폐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이 신한카드를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스와이폴라리스는 연 매출액은 4억5000만원 남짓한 회사다. 일각에선 최근 이 기업 경영진으로 합류한 신한카드 디지털 부문 팀장급 출신 인물이 파악한 신한카드 내부 사정을 토대로 고소에 나서게 됐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신한카드는 핀테크 기업 팍스모네와도 5년째 기술 탈취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팍스모네가 2007년 특허 출원을 받은 ‘금융거래방법과 금융거래시스템’ 서비스(계좌 잔고 없이 신용카드로 개인 간 송금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와 유사한 구조인 ‘마이송금 서비스’가 문제가 됐다. 2022년 2심 특허법원이 팍스모네의 손을 들어줬지만, 신한카드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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