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로 옮겨붙은 CG인바이츠 경영권 분쟁…창업자 vs 사모펀드

입력 2024-10-15 18:03   수정 2024-10-16 09:41

이 기사는 10월 15일 18:0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코스닥 바이오 상장사 CG인바이츠(전 크리스탈지노믹스) 최대주주로 올라선 사모펀드 운용사가 기존 최대주주였던 창업자와 자회사를 놓고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비상장 자회사지만 모회사인 CG인바이츠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 미국 법인인 만큼 양측 모두 경영권을 둔 신경전이 팽팽하다. 바이오 기업은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창업자의 영향력이 크다보니 외부에 매각되더라도 창업자와 공동경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CG인바이츠 최대주주로 올라선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와 창업자인 조중명 전 회장이 미국의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인 CG파마슈티컬스 경영권을 놓고 분쟁에 나섰다. 현재 CG파마슈티컬스(CGP)는 CG인바이츠가 100% 보유하고 있는데 조 전 회장은 약속대로 CG인바이츠 경영권 지분 60%를 넘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CGP는 췌장암 치료물질 아이발티노스타트의 미국 임상 2상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곳이다. CG인바이츠의 주가를 움직이는 핵심 자회사다. 조 전 회장은 뉴레이크에 CG인바이츠 지분을 모두 넘기고 경영에서 손을 떼는 대신 CGP를 분사(스핀오프)해 경영하려던 계획을 갖고 있었다. 지난 2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이같은 내용의 별도 주주간계약(SHA)을 맺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뉴레이크도 한국 바이오 산업 1세대 창업자인 조 전 회장을 믿고 공동경영을 꾀했다. LG생명과학연구소를 이끌던 조 전 회장은 2000년 회사를 나와 옛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창업한 인물이다. 뉴레이크는 조 전 회장을 회사 경영에 필요한 인물이라 보고 핵심 자회사인 CGP를 공동경영하되 경영권을 보장해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은 점점 커져만갔다. 의사결정마다 부딪히면서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했다. 조 전 회장은 "뉴레이크가 CG파마슈티컬스 경영권을 주지 않는 등 CG인바이츠 최대주주 지위를 넘긴 데 대한 대가를 이행하지 않는 배경이 의심스럽다"며 본인과 본인 측 경영진들을 이사회에서 쳐내려고 하는 등의 시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계약 당시 합의했던 CGP에 대한 공동 자금 지원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회장이 캐피탈콜을 하면 30일 이내에 연구개발 자금을 채우는 등의 약정이 있었으나 아직까지 자금 투입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조 전 회장은 계약 사항들을 모두 이행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최근 제기했다.

이번 사례를 두고 업계에선 바이오 기업들의 대표적인 분쟁 유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연구개발 역량이 있는 창업자의 입지가 바이오 회사 경영에 있어 절대적이다 보니 새 주인과 공동경영하는 과정에서 기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의 경우 CG인바이츠 주가를 움직이는 췌장암 신약의 연구 책임자다 보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어도 영향력이 컸다"며 "상장 모회사뿐만 아니라 핵심 자회사도 경영권 분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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