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갈비나 고기 또는 건강을 위해 샐러드를 먹는 것은 즐겁지만 식사 후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많이 끼면 불편할 때가 있다. 보통은 칫솔질로 해결되지만 때로는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사용해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왜 치아 사이에 이렇게 음식물이 끼는 걸까?
음식물이 치아 사이에 끼는 가장 흔한 이유는 치아 사이에 생긴 공간 때문이다. 그 원인 중 대표적인 것은 충치다. 음식물이 끼면 당분이 세균의 먹이가 되면서 입안이 산성화되고 이로 인해 충치가 생긴다. 충치가 진행될수록 공간이 더 넓어져 음식물이 더 많이 끼게 되고 충치가 빠르게 악화된다. 이가 시리거나 통증이 있다면 이미 충치가 많이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20대에는 주로 씹는 면에 충치가 생기지만 중·장년층에서는 치아 사이에 충치가 자주 발생한다.
처음에는 조금씩 끼던 음식물이 이쑤시개로 자꾸 파내면 치아 사이에서 음식물이 썩어 충치가 생기고 그 공간에 더 많은 음식물이 끼면서 충치가 악화된다. 결국 잇몸이 부어 잇몸병까지 이어질 수 있다. 치아 사이에 생긴 충치는 레진으로 메꾸거나 인레이, 심한 경우 크라운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원인은 잇몸병이다. 치아는 정상적으로 약 100μm(1μm=0.001mm) 정도 움직인다. 이 움직임은 평소에 잘 느끼지 못하다가 아침에 치아를 움직여보면 알 수 있다. 이는 치주인대 덕분인데 잇몸병이 생기면 이 치주인대가 약해지고 잇몸뼈가 녹아 치아가 움직이게 된다. 잇몸뼈가 약해지면 치아가 앞쪽으로 밀려 공간이 생기고 그 사이로 음식이 끼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잇몸 치료를 받아야 비정상적인 치아 이동과 음식물 끼임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위턱 어금니가 뒤쪽으로 밀리면 음식물이 끼기 시작해 잇몸이 나빠지고 치아가 더 밀려 씹기 어려워질 수 있으니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나이도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고 머리가 하얘지듯 입안에도 노화가 찾아온다. 대표적인 현상이 ‘치은퇴축’이다. 잇몸뼈가 녹거나 잇몸이 줄어들면서 치아가 길어지고 잇몸이 내려간다. 이로 인해 치아 사이 공간이 넓어져 음식이 끼기 쉽다. 이때는 이쑤시개 대신 치실이나 치간 칫솔 사용을 권장한다. 이쑤시개를 자주 사용하면 잇몸이 자극돼 염증이 악화되고 잇몸이 더 내려앉을 수 있다.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면서 치아 표면이 닳아 치아 사이에 공간이 생기는 것도 음식물이 끼는 원인이 된다.
또한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분이 파여도 음식물이 많이 끼게 된다. 이는 잘못된 칫솔질보다 씹는 힘이 과해 치질이 닳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마모된 부분은 레진이나 글래스 아이오노머 같은 재료로 채워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음식물이 치아에 끼는 원인은 다양하다. 단순히 불편하다고 이쑤시개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치실, 치간 칫솔, 워터픽과 같은 구강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음식물이 끼기 시작하면 이는 치아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빠르게 치과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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