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구청장 정문헌)가 지하 주택 침수 예방을 위해 전국 최초로 119 연계 '종로 비상벨'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종로 비상벨은 지하 주택의 재난안전사고 발생 시 119가 즉각 출동해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인명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골자다. 침수 방지시설은 구마다 대체로 구축돼 있으나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구 관계자는 "초기 대응에는 적합하나 긴급 상황 시 비상탈출, 인명구조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 창문이나 현관문에 물막이판을 설치하는 경우, 미관 저해나 재해 약자로 인식되는 문제점이 있어 설치를 거부하는 사례도 빈번했다고 한다.
통반장, 공무원, 인근 주민으로 구성된 동행파트너가 침수 예보 발령 시 현장에 출동하는 시스템도 있지만, 전문적인 구조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혔다.
이에 종로구는 소방청, 서울종합방재센터와 함께 본 사업을 구체화해 종로 비상벨을 기획했다. 종로 비상벨의 핵심 요소는 ‘침수 센서’와 ‘비상벨’이다.
침수 센서는 현관문이나 창문에 설치해 경계 단계(2cm) 이상 물이 차오르면 이를 감지하고 구청, 거주자, 보호자, 동행파트너 등에게 알림 문자를 발송하는 기능을 갖췄다. 위험 단계(15cm) 이상 침수가 진행되면 자동으로 신고 처리돼 소방서 인력이 출동한다.
거주자가 직접 신고할 수도 있다. 위급상황에서 벨을 누르면 119에서 신고를 접수하고 양방향 통화 장치로 주민 상태를 확인, 신속한 현장 출동이 이뤄진다.
종로구는 이달부터 종로 비상벨(119연계)을 시범 운영하고 모니터링, 효과 분석 후 2025년부터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방청, 서울종합방재센터뿐 아니라 여러 공공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정 구청장은 지난 15일 시연 행사에서 “전국 최초로 선보이는 종로 비상벨(119연계)이 지하 주택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주민 생명과 재산 보호를 최우선으로 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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