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예대금리차…4대 금융 순이익 '쑥'

입력 2024-10-17 17:27   수정 2024-10-18 01:08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 3분기에도 4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줄줄이 인상하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되기에 앞서 주택담보대출 ‘막차 수요’가 몰린 점도 이자이익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대출 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있어 4분기에도 은행들의 ‘실적 잔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자이익 증가세가 호실적 견인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합계 순이익 전망치는 4조6504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 합계 순이익(4조4173억원)보다 5.3%(2331억원) 증가했다. 4대 금융은 오는 24일 KB금융을 시작으로 신한·우리금융(25일), 하나금융(29일) 순으로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4대 금융 중에서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이 1조4333억원으로 가장 많아질 전망이다. 신한금융(1조3376억원) 하나금융(1조166억원) 우리금융(8629억원)이 뒤를 이을 것으로 분석됐다.

KB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국민은행은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전체 원화 예금의 40%를 웃돌아 순이자마진(NIM)이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KB증권과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4대 금융 중에서 가장 잘 짜인 점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작년 3분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은 신한금융이 12.2%로 가장 높다. 이어 하나금융(6.2%) KB금융(4.7%) 우리금융(-4.0%) 순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이 올 상반기 기업대출을 작년 말보다 10% 가까이 늘리며 기업금융 강화에 나선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출 규제로 예대금리차 확대
금융권에선 올초까지만 해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여파로 3분기엔 은행권 실적이 뒷걸음질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NIM 등 수익성 지표가 악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변수가 됐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예금 금리는 내렸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주문에 은행들이 지난 7월부터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끌어올렸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정책 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0.57%포인트로 7월(0.434%포인트)보다 0.136%포인트 확대됐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은 4월(0.05%포인트) 이후 4개월 만이다.

은행권의 연쇄적인 대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를 피하려는 소비자의 주담대 ‘막차 수요’가 7~8월에 몰린 점도 은행권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 8월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전달보다 8조2000억원 늘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달 11일 이후에도 은행권 대출 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5대 은행의 주기형(5년) 주담대 금리는 이날 연 3.72~6.13%로, 11일(연 3.71~6.11%)보다 높게 책정됐다.

김보형/정의진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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