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사진)이 다음주 하와이행(行) 비행기에 오른다. 오는 21일부터 사흘간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노 사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초 출시하는 갤럭시S25 시리즈에 적용하기로 한 퀄컴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의 4세대 제품 성능을 최종 확인하고, 퀄컴과의 협업 강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노 사장은 21~23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스냅드래곤 서밋 2024’에 참석한다. 퀄컴은 매년 이 행사를 통해 차세대 AP를 공개한다. 올해 주인공은 스냅드래곤8의 4세대 모델이다.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만든 퀄컴의 첫 모바일 AP다.
업계에선 노 사장이 이번 출장 때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 등 퀄컴 경영진을 만나는 건 내년 갤럭시S25 적용을 앞두고 AP 공급 물량 및 단가 등과 관련한 협의 때문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사업부를 통해 직접 개발한 삼성 AP인 ‘엑시노스2500’과 스냅드래곤을 섞어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엑시노스의 수율 문제가 개선되지 않자 스냅드래곤 제품만 넣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문제는 퀄컴에 모든 AP 물량을 맡기면 납품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데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 사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한 이유다.
이번 ‘하와이 회동’에서 삼성은 퀄컴, 구글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확장현실(XR) 기기 관련 논의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노 사장이 지난 7월 “XR 기기 출시에 앞서 XR 생태계부터 구축하겠다”고 밝힌 만큼 XR 생태계 구축 방안을 협의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도 점검한다. 노 사장은 하와이 방문에 앞서 미국 댈러스 등지에서 갤럭시 시리즈 판매 현황을 살필 예정이다. 노 사장의 미국 시장 점검은 6월 이후 넉 달 만이다. 애플의 홈구장인 북미는 삼성이 고전하는 시장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갤럭시S24 울트라 점수를 애플의 최신 제품인 아이폰16 프로 맥스보다 높게 매기는 등 반격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해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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