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해 남은 배우자가 유족연금과 자신의 노령연금을 모두 받을 경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현행 제도보다 수령액이 월 20만원 가량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 요청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유족연금 대신 노령연금을 받겠다고 선택한 사람들은 월 평균 53만8157원을 받았다. 반대로 노령연금 대신 유족연금을 고른 사람들은 각각 평균 51만4304원을 받았다.
현행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급권자가 받는 노령연금과 수급권자인 직계 가족이 사망 시 받을 수 있는 유족연금은 중복해서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 배우자의 유족연금의 60%와 자신의 노령연금 중 어떤 급여를 받을지 하나를 골라야 한다.
다만 자신의 노령연금을 택할 경우엔 유족연금액의 3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두 가지 선택지 중 금액이 더 큰 것을 양자택일하는 구조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국민연금의 혜택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이처럼 중복급여 조정으로 인해 깎이는 수급액은 월 20만원 정도로 계산된다. 국민연금공단이 중복급여 조정이 폐지될 경우를 가정하고 올해 6월 기준 평균 월 수급액을 따져본 결과 노령연금을 택한 수급권자들은 기존 53만8157원에서 74만8904원으로 21만원 가량, 유족연금을 고른 수급권자들 역시 23만원(51만4304원 →74만7315원) 가량 수급액이 올랐다.
본인의 연금과 유족연금을 온전하게 수령할 경우 한 달에 평균 20여만원 가량 노후소득이 두터워지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초고령화 사회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무리해서 소득대체율 등을 올리기보단 유족연금 중복급여 조정 제도를 손 봐 노후 안전망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유족연금을 선택해도 자신의 노령연금 일부를 받을 수 있게 하자거나, 노령연금을 선택할 때 적용하는 유족연금 지급률을 현행 30%에서 그 이상으로 상향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복급여 조정을 폐지하자는 의견도 있다.
김 의원은 18일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고도 손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연금이 합리적 제도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개선 조치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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