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석열 대통령 하야해야" 공개 주장

입력 2024-10-18 17:49   수정 2024-10-19 14:18


18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는 공개 주장이 나왔다. 같은 날 당내 최대 친명(친이재명)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다음달 2일에는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결정을 계기로 정권 흔들기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심우정 검찰총장 등 검찰 지도부에 대해 탄핵소추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오로지 ‘이재명 방탄’을 위해 검찰의 독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위험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 李 친위 조직 “尹 정권 퇴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검찰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데 대해 “도둑을 지키라고 월급 주면서 경비를 고용했더니 이 경비들이 떼도둑이 돼 곳간을 털었다”며 “이제 주인이 행동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주인’은 이 대표가 국민을 빗대 자주 쓰는 말이다. 이 대표의 발언은 “국민이 윤 대통령 퇴진을 위해 움직일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더민주혁신회의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같은 날 열었다. 이들은 “헌법을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며 민생을 파탄 내고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주혁신회의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31명을 배출했으며, 현재 40여 명의 현역 의원이 속한 조직이다.

송순호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민은 이미 심리적으로 윤 대통령을 탄핵했다”며 “지금 윤 대통령의 유일한 선택지는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하야”라고 했다. 개별 의원이 윤 대통령 탄핵 주장을 편 적은 있지만 공개된 지도부 회의 석상에서 하야 발언이 나온 건 처음이다. “지도부 내부적으로 조율된 의도적 발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민주당은 다음달 2일 대규모 장외 집회도 연다. 지지 세력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정감사를 마무리하고 국민보고대회 형태로 장외 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강성 시민단체와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 이영수 더민주혁신회의 공동상임대표는 “11~12월 대대적인 정권 퇴진 운동을 벌이자는 논의가 있다”고 했다.
○野, 검찰총장 탄핵 시도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해 겨눈 칼끝에는 검찰이 있다. 검찰을 몰아세우는 게 현 정권 압박과 이 대표 사법리스크 대응을 위한 여론전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김건희는 살리고 이재명은 죽인다”는 프레임이 작동한다고 보는 것이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상대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치검찰이 야당 대표와 전직 대통령 가족은 탈탈 털고, 김 여사 앞에선 덜덜 떤다”고 했다.

민주당은 우선 김 여사 무혐의 처분 결정의 책임을 물어 심 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등을 탄핵하기로 했다. 검사 탄핵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 과반 찬성이면 의결돼 야당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검찰총장 탄핵 시도는 헌정사에 여섯 차례 있었지만, 국회 문턱을 넘은 적은 없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탄핵한다는 건 검찰을 올스톱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결국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한 검찰 수사·기소에 대한 보복”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다음달 공직선거법 위반(15일)과 위증교사(25일)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한재영/정상원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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