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신축대단지 or 한강뷰'…상급지 갈아타기는 어디로? [동 vs 동]

입력 2024-10-21 06:30   수정 2024-10-21 06:43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좋은 지역이란 것은 누구든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 안에서 진짜 핵심지는 어디일까요. 한경닷컴은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의 도움을 받아 수도권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매주 월요일 '동 vs 동' 시리즈를 만나보세요. [편집자주]

서울 강동구 둔촌동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아파트 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입주를 앞뒀기 때문입니다. 옛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85개동 1만2032가구 규모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11월27일 입주를 시작합니다. 미니 신도시급 규모의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둔촌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은 1990년대부터 추진 움직임이 나오기 시작해 2003년 추진위가 구성되며 탄력을 받았습니다. 2006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2009년 조합까지 설립됐지만, 주민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다 2015년 사업 시행계획 인가를 받고 2017년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이주를 거쳐 2019년 12월 착공에 돌입했습니다.
20여년 만에 재건축 완료…미니 신도시 들어서는 둔촌동
2022년에는 공사 중단 사태도 겪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확산하면서 건설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고, 조합의 설계변경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건설사가 비용 증액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조합이 공사비 증액을 받아들이지 않자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고 일반분양도 지연됐습니다. 다만 정부와 서울시의 중재로 공사가 재개돼 내달 입주를 앞둔 상황입니다.

매머드급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거 여건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 9호선 둔촌오륜역 더블 역세권을 갖췄습니다. 특히 지하철 9호선 둔촌오륜역 부근은 지명의 기원이 된 고려 말 문신 둔촌 이집의 집터가 있던 곳이기도 합니다. 대형 녹지공간인 올림픽공원이 가깝고 서울한산초등학교, 동북중학교, 보성중학교 등 학부모 평판이 좋은 학교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둔촌동의 대장 아파트로 떠올랐습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제외하면 둔촌동 내는 10여 개 단지가 있는데, 대부분 존재감이 크지 않은 200~300가구 수준의 소규모 단지입니다. 가장 규모가 큰 단지도 800가구 수준에 그치기에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둔촌동 아파트를 대표하는 상황입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지난달 22억5500만원(10층)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8월 24억2200만원(13층)을 기록한 후 22억~23억원대에 거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초 12억3600만~13억2000만원이던 분양가와 비교하면 10억원가량 오른 셈입니다.

이 단지에 대해 인근 개업중개사는 "국내에서 가장 큰 새 아파트라 실거주 편의성을 따진다면 서울에서 이만한 곳이 없다"며 "40·50세대의 갈아타기 문의가 적지 않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단지가 워낙 크다 보니 역에서 가까운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가격 차이가 있다"며 "역 이용이 용이한 곳 호가는 25억원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입주권은 조합원 지위를 양도하는 것이기에 향후 억대 추가 분담금이 부과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교통 요지에 한강뷰까지…뉴타운으로 거듭나는 흑석동
강동구 둔촌동에서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서쪽으로 약 40분간 이동하면 동작구 흑석동에 도착합니다. 서울의 3대 업무지구인 광화문, 강남, 여의도 접근성이 우수하고 한강뷰를 갖춰 동작구 내의 부촌으로 자리 잡은 지역입니다. 지역 내 대장 아파트는 '아크로리버하임'입니다. 2018년 입주해 올해로 7년 차를 맞았습니다.

이 단지는 지하철 9호선 흑석역 초역세권에 한강 조망이 가능한데, 일부 가구는 남산 N서울타워부터 잠실 롯데월드타워까지 파노라마 뷰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용 84㎡ 기준 최근 실거래가는 전용 지난달 23억1000만원(12층)입니다. 실거래가는 지난 8월 한강 조망이 나오는 가구가 26억9000만원(25층)에 거래된 이후 한풀 꺾인 모양새입니다.

아크로리버하임 동쪽에는 지난달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명수대현대'와 '한강현대'가 위치했습니다. 한강 영구조망 아파트인데다 재건축 기대감까지 높아지면서 지난달 명수대현대 전용 84㎡가 17억6000만원(15층)에, 한강현대 전용 83㎡는 17억5000만원(13층)에 손바뀜됐습니다.

흑석동 일대는 꾸준히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앙대학교를 중심으로 일대가 1구역부터 11구역까지 2기 뉴타운 사업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아크로리버하임도 7구역을 재개발한 결과물입니다. 사업이 취소된 10구역을 제외하고 총 10개 구역이 재개발됐거나 재개발 중인데, 가장 최근에 입주한 곳은 지난해 들어선 흑석자이입니다. 현재는 9구역과 11구역이 철거를 진행해 이르면 내년 분양에 나설 예정입니다.

동양중학교, 중앙대학교 사범대학부속중학교 등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중학교도 위치했습니다.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에 따르면 동양중학교의 학군은 1.4등급으로 전국 상위 11%에 해당했습니다. 둔촌동 동북중학교가 1.6등급, 상위 16%인 것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 고등학교가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힙니다. 지역 내 유일한 고등학교이던 중앙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가 1997년 강남구 도곡동으로 이전한 탓입니다. 현재는 동작구 동작동 경문고등학교, 서초구 방배동 서문여자고등학교와 반포동 세화여자고등학교 등으로 배정되고 있습니다. 다만 2026년 흑석고등학교가 개교할 예정으로, 주민들의 숙원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지역 개업중개사는 "흑석동은 여의도와 강남의 중간에 있어 출퇴근이 용이하고 학군도 훌륭해 갈아타기 문의가 많다"며 "9구역과 11구역이 재개발되며 내후년 고등학교가 생기고, 흑석2구역도 공공재개발에 탄력을 받고 있어 점차 주거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리치고가 3.3㎡당 가격 기준으로 나눈 급지의 경우 흑석동은 1.7급지, 둔촌동을 2.9급지로 다소 차이를 보였습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둔촌동은 최근 초대형 신축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등장으로 급지와 거주 환경이 계속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흑석동은 둔촌동에 비해 평당 가격이 높은 단지가 많은 상급지로 평가된다.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돼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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