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새 먹거리 떠오른 해양 플랜트

입력 2024-10-20 19:02   수정 2024-10-21 01:04

‘움직이는 생산기지’라고 불리는 부유식 해양 플랜트가 국내 조선업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심해 탐사·개발이 활발해지며 이와 관련한 특수선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하부 구조물(선체) 생산에 그친 과거와 달리 핵심 설비인 상부 구조물 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싱가포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SG홀딩스는 전날 싱가포르 다이나맥홀딩스 지분 3356만6200주(2.77%)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수를 통해 다이나맥 지분 총 26.1%를 확보했다. SG홀딩스는 한화오션이 다이나맥을 인수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지난 5월 SG홀딩스는 1158억원을 들여 싱가포르 조선사 케펠이 보유한 다이나맥 지분 23.9%를 인수했다. 이후 지난달 11일 공개매수를 선언하며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이번 공개매수에서 지분 23.9%를 추가 확보해 지분율 50%를 넘기는 게 1차 목표다.

1990년 설립된 다이나맥홀딩스는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등의 상부 구조물을 직접 설계한다. 정유 공장과 천연가스 액화 설비를 선박 위에 압축해 설치하는 역량을 갖췄다. 한화가 다이나맥 인수에 공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선박의 원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상부구조물이다. 선박 원가의 70%를 차지한다.

부유식 생산설비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자 엑슨모빌, 셸 등 글로벌 에너지 업체가 심해 탐사·개발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심해 시추 과정에선 부유식 생산설비가 필수다. 설계 역량 부족은 국내 조선사의 최대 핸디캡으로 꼽힌다.

국내 조선사들은 해외 업체가 과점하는 석유·가스 생산설비 대신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암모니아로 개발 방향을 맞추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미국 최대 엔지니어링업체 KBR과 손잡고 암모니아 해양플랜트 기술을 개발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부터 부유식 SMR 바지선 개발에 나섰다. 부유식 해상 원자력발전선(FNPP) 시장을 선점하려는 조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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