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그룹 및 기업들이 사회 공헌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게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경영철학(인류를 위한 진보)에 맞게 각 소외계층의 상황에 맞춤형 지원을 다각도로 벌이는 중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을 주축으로 한 그룹으로서 ‘이동의 자유’에 집중한 사회공헌활동이 많다. 현대차는 이달 14일 서울 통일로 경찰청사에서 경찰청,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함께 ‘고령자 이동권 교통안전 및 이동권 보장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에 따라 현대차와 유관기관들은 첨단 IT 기술을 활용해 고령 운전자들이 교통 소외지역에서도 안전한 이동권을 보장받아 운전면허 반납 규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다. 최근 농어촌 등 교통 소외지역 주민들의 고령화, 고령 운전자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어도 마땅한 대체 교통수단이 미비해 면허 반납률이 저조한 상황에 착안했다.
현대차는 수요응답형 교통인 ‘셔클’ 플랫폼의 확대 도입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컨설팅을 지원하고, 시범운영 차량을 제공하는 등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한다. 경찰청은 수요응답형 버스를 도입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예산 확대를 추진한다.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각 지자체가 수용응답형 버스 도입을 위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시범운영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셔클 플랫폼은 승객들의 수요에 맞춰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 최적의 이동 노선을 생성, 실시간으로 경로를 유연해 대중교통이 어려운 농어촌 지역에서도 편리한 이동이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교통 소외 지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2020년 2월부터 세종시를 포함한 45개 지역에서 수요응답형 서비스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고령자 뿐 아니라 장애 어린이 등 이동 취약 아동의 ‘이동의 자유’도 관심을 둔다. 지난 11일에는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장애 아동 및 어린이들의 이동을 도울 수 있는 차량과 어린이 카시트를 기증했다. 현대차가 이날 기증한 건 ‘스타리아 휠체어 리프트’와 ‘스타리아 킨더’ 2대의 차량과 함께 어린이 카시트 315개다. 리프트와 킨더 카시트는 현대차가 개발한 것이다. 특히 카시트는 현대차에서 사내벤처로 분사한 카시트 전문기업 ‘폴레드’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기아는 한국 사회의 엄연한 일원인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사업 이름은 조화를 의미하는 하모니(Harmony)와 새싹이 돋다를 의미하는 ‘움트다’를 합쳐 ‘하모니움(Harmonium)’으로 정했다. 기아 관계자는 “최근 대한민국은 고령화, 저출생 등에 따른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체류 외국인 및 다문화 가정 수는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먀 “대다수의 국민들은 다문화 가정을 사회 구성원으로 포용하는 정도가 낮고,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정책적·민간적 지원도 열악한 실정”이라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기아는 하오니움 사업을 통해 내년 1월부터 연 50명의 다문화 가정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문화 청소년 자립 지원 관련, 기존의 지원 사업은 대부분 단순히 언어, 문화교육 및 적성검사 등 비경험적 차원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해 다문화 청소년이 주도적으로 진로 계획을 수립하고 달성해낼 수 있도록 돕고 직무 경험을 통해 실질적인 취업 및 창업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한다. 특히 사회, 경제 교육에서부터 코딩, 영상기획 등의 특화교육까지 진로 설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전문 강사진들과 함께 하는 진로 탐색 및 계획수립 과정을 지원한다.
또한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실제 근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본격적인 사회 진출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별도의 오프라인 교육 공간을 마련해 진로ㆍ심리상담ㆍ동기부여 특강 등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국민들의 다문화 수용성 제고를 위한 노력도 동시에 기울인다. 우선 이달 26일 서울 노들섬에서 다문화 인식 개선 및 공감대 형성을 위한 오프라인 행사인 ‘하모니움 페스티벌’을 연다. 다문화를 주제로 진행될 하모니움 페스티벌엔 다문화 가족 구성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다문화 가정에 대해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현대차는 반려동물 보호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경북대 수의과대학에서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정유석 부사장과 경북대 이인중 연구산학부총장, 경북대 수위과대학 이만휘 학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경북대 아임도그너 헌혈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아임도그너는 현대차가 2019년부터 실시해온 반려견들을 위한 사회공헌 캠패인으로, 국내 반려견 수혈용 혈액의 90% 이상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공혈견(供血犬)으로부터 공급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혈견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혈액 공급을 위해 사육되며 하루에도 수차례씩 혈액을 적출당한다.
이에 현대차는 2019년부터 고객 참여형 캠페인을 통해 공혈견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반려견들의 자발적인 헌혈을 독려해 왔고, 2022년에는 건국대학교와 함께 아시아 최초로 ‘KU(건국대) 아임도그너 헌혈센터’를 개소했다. 이번 경북대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에 개소한 경북대 아임도그너 헌혈센터는 국내 두번째 헌혈센터이자, 지방에는 처음으로 설립되는 반려견 헌혈센터다. 경북대 아임도그너 헌혈 센터는 헌혈견 진료와 국내 반려견 헌혈 네트워크의 전국권 확장, 원활한 혈액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날 현대차 최초의 전동화 비즈니스 플랫폼 ‘ST1’을 기반으로 새롭게 개조한 ‘펫 앰뷸런스’도 기증했다. ST1 펫 앰뷸런스는 위급 상황에 있는 반려견이나 자차 이동이 어려운 헌혈견을 위한 동물 전용 앰뷸런스다.
집중치료실(ICU)을 비롯해 이동 중에도 상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이동용 조명장치, 응급처치 기록이 가능한 영상 정보처리기 등 실제 응급상황을 고려한 장비들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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