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전북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전

입력 2024-10-21 17:25   수정 2024-10-22 00:29


전북특별자치도와 충청남도가 제2 중앙경찰학교 후보지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경찰청은 미래 치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핵심 인재를 양성하고자 부지 면적 100만㎡, 건축 연면적 18만㎡ 규모의 제2 중앙경찰학교를 설립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곳에서 매년 신입 경찰관 5000명가량을 약 1년간 교육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전북도·충청남도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제2 중앙경찰학교 건립 후보지 공모에 응모한 전국 47개 지방자치단체 중 충남 아산시·예산군, 전북 남원시 등 세 곳을 1차로 선정했다.

아산·예산은 접근성 및 교통 여건, 자연 및 환경 영향, 부지 개발 가능성 및 연계성 등 항목에서 전반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 후보지는 연간 경찰공무원 3만 명 이상을 교육하는 경찰종합타운에 있어 전국 경찰공무원의 이용 편의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경찰종합타운에는 경찰대·경찰인재개발원·경찰수사연수원이 있고 경찰병원 건립도 추진 중이어서 미래 신임 경찰 교육을 강화하는 데 최적지라는 게 충청남도의 설명이다.

예산 후보지는 아산 경찰종합타운과도 멀지 않은 데다 국립공주대, 예산시장 등이 인접해 청년과 기업이 모이는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은 제2 중앙경찰학교를 충청남도에 유치하기 위해 공동건의문을 발표하는 등 전력을 쏟고 있다. 이들 단체장은 “아산 또는 예산에 제2 중앙경찰학교를 세우면 기존 경찰교육기관 간 연계로 시너지를 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북자치도는 남원이 3배수 후보지로 선정되자 곧바로 광주·전남·대구·경북·경남 등 영호남 5개 광역단체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들 광역단체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남원에 제2 중앙경찰학교가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원 후보지는 2019년까지 농촌진흥청 산하 가축유전자원시험장이 있던 곳으로, 부지 규모가 166만㎡에 이른다. 100% 유휴 국공유지로, 토지 매입 부담이 없어 사업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동서남북을 잇는 고속도로가 남원을 지나고 2030년에는 달빛철도 개통 등 국가 중요 교통망이 구축될 예정이어서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문승우 전북도의회 의장은 “남원은 새 경찰학교가 들어설 최상의 입지 여건을 갖췄다”며 “충청권엔 경찰 교육·연수 시설이 여럿 있는 만큼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시대 과제를 이행하는 데 남원이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유치전이 과열되며 충청권 대 영호남권 신경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학교는 경찰 행정 집적화와 대상자 편의를 고려해야 하고 동서 화합 등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영호남 시도지사의 제2 중앙경찰학교 남원 설립 지지 성명에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영호남 6개 광역단체장의 지지를 끌어낸 전북자치도는 17일 영호남 및 제주 현직 경찰관 1만1300여 명의 제2 중앙경찰학교 남원 유치 지지 촉구 결의대회로 맞불을 놨다.

경찰청은 현장 평가와 발표 심사 등을 거쳐 다음달 최종 부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전주=임동률 기자/홍성=강태우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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