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이 다시 만나는 '임진왜란 이산가족'

입력 2024-10-21 18:30   수정 2024-10-22 00:26

임진왜란(1592~1598)으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1621년. 조선의 작가 조위한이 소설을 한 편 썼다. <최척전>이다. 전쟁통에 흩어진 최척과 그의 가족들이 서로를 찾기 위해 분투하는 여정을 담았다. 전쟁의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만난 가족을 뭉클하게 그려낸 <최척전>이 연극으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극단이 11월 11~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올리는 ‘통소소리’다.

<최척전>은 당대 문학과 비교했을 때 독특한 점이 많다. 배경은 중국 일본 베트남까지 넓게 펼쳐지며,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던 당시 사회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인물 묘사도 이례적이다. 당시 문학 작품은 대부분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반영해 일본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최척전>에선 중국인과 일본인이 주인공을 도와주는 선한 역으로 등장한다. 고전 소설 중에서는 드물게 인류애와 휴머니즘을 이야기한 진보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극단의 고선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노최척 역에 캐스팅된 원로 배우 이호재(사진)의 연기도 주목받는 지점. 장태평 전 경기 시나위오케스트라 부지휘자가 이끄는 5인조 국악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공연을 한층 다채롭게 꾸밀 예정이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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