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대한노인회장 "노인연령 75세로 높이자"

입력 2024-10-21 17:43   수정 2024-10-22 00:21


“현재 65세인 법적 노인 연령을 75세까지 매년 한 살씩 단계적으로 올립시다.”

직원 자녀 한 명당 1억원을 지급하며 저출생 해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고령화 해결사로 나섰다. 이 회장은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취임식에서 “현재 1000만 명인 노인 인구는 2050년 2000만 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40%에 이른다”며 “노인 복지 비용을 줄이고 생산인구 부족을 해소하려면 노인 연령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노인 권익 신장을 위한 연령 상향 등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투표를 통해 대한노인회장에 당선됐다. 제17대 회장(2017~2020년) 재임 중 중도 사퇴한 뒤 다시 당선된 것이다. 임기는 이달부터 2028년까지 4년이다. 대한노인회는 전국 16개 시·도 연합회와 6만8000여 경로당으로 구성돼 회원 280만 명이 활동 중인 국내 최대 노인단체다.

그는 “1000만 노인의 권익을 대변하고 봉사하는 자리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노인 정책 개발과 처우 개선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65세인 노인 연령을 70~75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만 65세에 진입한 노인이 일을 해 생계를 유지함으로써 노인 부양 등 초고령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이 회장은 “65세부터 임금피크제 연봉의 40%를 지급하고, 75세에 가까워지면 20%를 받게 하면 어떨까”라며 “65~75세 연령대가 사회적으로 완충 역할을 하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인 인구가 1000만 명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기력이나 통찰력 면에서 65세를 노인이라고 할 사람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70대와 80대가 있기에 여러분이 존재한다”며 “노인이 어른다운 모습으로 물러날 여건을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요양원 대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집에서 세상과 이별하는 재가임종제도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노인 대부분이 요양원에서 쓸쓸히 임종하고 있다”며 “요양원에 지원하는 예산을 재가 서비스 및 도우미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간호조무사가 노인 요양이나 간호 등을 위해 국내에 취업할 수 있도록 주선하자는 해결책도 내놨다. 그는 “가족은 본업에 종사하고 노인은 편안하게 삶을 정리하며 존엄하게 임종할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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