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그동안 통신 3사를 대상으로 요금 인하를 유도해 왔다. 중간 요금제를 신설하고 저가 요금제 가격도 낮췄다. 이 때문에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워온 알뜰폰 업체가 영향을 받았다. 정부는 도매대가가 낮아지면 알뜰폰 사업자의 비용이 줄어 요금을 내릴 여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알뜰폰업계는 요금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매대가 지급 방식은 종량제(RM)와 수익배분(RS) 방식으로 구분된다. RM 방식은 망 사용량에 따른 대가를 지급한다. RS 방식은 알뜰폰 업체가 통신 3사의 상품을 재판매하고 수익의 일정 비율을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통신 서비스 이용자가 주로 선택하는 LTE(4세대 이동통신)와 5세대(5G) 이동통신 상품은 RS 방식으로 정산된다. 이 방식은 지금까지 도매대가 인하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2022년 SK텔레콤은 5G 110GB(기가바이트) 요금제의 수익 배분 대가 비율을 62%에서 60%로 2%포인트 낮췄다. 다른 상품의 비율도 1~2%포인트 인하하는 데 그쳤다. 같은 시기 RM 기준 음성 도매대가는 분당 6.85원, 데이터 도매대가는 MB당 1.29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각각 14.6%, 19.8% 내려갔다. 업계 관계자는 “RS 도매대가가 인하되지 않으면 가격을 낮추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알뜰폰업계에 복병이 하나 더 늘어난다. 전파사용료 감면 혜택이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과기정통부는 2025년부터 전파사용료의 20%, 2026년부터 50%, 2027년부터 100%를 징수할 예정이다. 전파사용료는 알뜰폰 업체와 통신 3사 동일하게 회선당 분기별 약 1200원으로 책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게 이 같은 비용 증가가 상당한 경영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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