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토교통부,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공사비의 기본형 건축비(아파트 등 공동주택 분양가 산정에 활용)에 계산되는 주요 건축자재 중 시멘트 관련 자재 가격이 3년 전과 비교해 평균 30%가량 올랐다. 시멘트 자체는 전체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지만 레미콘과 콘크리트 벽돌, 파일 등을 합하면 10%로 높아진다. 특히 시멘트가 주재료로 쓰이는 레미콘은 단일 품목 비중이 전체 공사비의 4.5%로 높다.
국토부와 건설업계는 최근 계속되는 공사비 상승 원인 중 하나가 시멘트 가격 급등이라고 보고 있다. 다른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시멘트만 가격이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레미콘 가격은 ㎥당 9만727원으로 2021년(6만1809원)에 비해 46.78% 급등했다. 같은 기간 고강도 철근 가격이 0.07% 내리고 타일 가격이 동결된 것과 대조적이다. 시멘트 자체만 놓고 봐도 가격 상승률이 29.33%에 달했다.
건설업계는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시멘트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대폭 하락하고 건설 수요가 줄었음에도 시멘트 가격만 계속 오르고 있어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 불안정이 전체 공사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만큼 건설 비용을 낮추려면 시멘트 값 안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업계와 함께 공사비 안정화 대책을 마련 중인 정부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국토부는 지난 2일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내놓으며 공급원 다변화를 통해 시멘트 시장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이 시멘트 수입을 추진하면 항만 인프라 설치 절차를 단축하는 등의 지원을 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른 자재는 수요 감소 등의 영향이 겹쳐 가격이 안정화하고 있는데 시멘트만 그렇지 않다”며 “수입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책을 통해 가격 안정화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사 수익이 급감한 상황에서 시멘트업계가 높은 수익을 내는 것에 불만이 쌓이고 있다. 시멘트업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평균 10.8%로 건설업계(3.0%)의 세 배가 넘는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시멘트업계가 이익을 독식하고 있는데 건설업계와 상생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오상/심은지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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