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오랜 숙원인 국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전 구간의 철도지하화가 본격 추진된다. 15개 자치구를 통과하는 6개 노선(약 67.6㎞), 32개 역을 지하화한다는 구상이다.
선로가 있던 부지엔 ‘연트럴파크’ 같은 공원이 67㎞ 길이로 들어선다. 역이 있던 부지는 오피스·쇼핑몰·공연장 등이 합쳐진 복합업무지구로 조성해 새로운 경제거점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개발이익 31조원, 사업비 25조원으로 예산 투입 없이 가능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철도 운영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서울시가 제안하는 철도지하화 구간은 경부선 34.7㎞, 경원선 32.9㎞로 총 67.6㎞(39개 역사)에 달한다. 서울시는 "기술적 검토를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대상구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업비는 경부선 15조원, 경원선 10조6000억원으로 총 25조6000억원이다.
경부선과 경원선 구간은 경의중앙선 서빙고역을 기준으로 나뉜다. 경부선 구간은 경부선(서울역~석수역), 경인선(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가좌역~서울역), 경원선 일부(효창공원역~서빙고역) 노선이다.
경원선 구간은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으로 구성된다. 39개 역 중 가좌역, 서빙고역, 오류동역, 석수역, 도봉산역, 효창공원역 등은 지상으로 유지된다.
서울시는 "서울 중심을 관통하는 핵심 지역이나 그간 지상철도 때문에 발전이 더딘 곳이 대부분"이라며 "지하화 때 부지 활용가치가 높은 공간으로 부지의 특성을 고려해 개발구상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역사 부지는 매각을 전제로 복합개발을 추진한다. 역사 부지의 지하화를 통해 생기는 개발가능부지는 104만1000㎡로 추산된다. 이 공간에 오피스와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을 함께 짓는 복합개발을 추진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거점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사업성 확보를 위해 중심지 위계에 따라 일반상업지역이나 준주거 종상향 상향 등 지원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역과 용산역 등 핵심 구간은 일반상업지역으로 종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선로를 지하화하면서 생기는 상부공간(122만㎡)엔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경의선 숲길처럼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구간별로는 경부선 구간 약 22조9000억원, 경원선 구간 약 8조1000억원이다. 사업비 대비 개발이익은 121%로 사업비를 충당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다만 경부선 구간에서 흑자, 경원선 구간에서 적자를 내기 때문에 두 구간을 묶어 사업을 추진한다.
토지소유자인 코레일 등은 철도지하화 부지를 출자하고, 이를 담보로 공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코레일이 지하화로 얻은 상부공간 토지를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해 채무를 갚는다.
서울시는 "서울역과 용산역 등 도심 내 대규모 역사에서 발생하는 상부 개발이익을 그간 지상철도 때문에 소외된 서남권과 동북권 지역발전에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계획은 오는 25일 국토교통부에 선도사업지로 제안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선도사업지로 선정되면 국토부가 종합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지자체가 기본계획을 세울 수 있다. 서울시는 1년 가량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 2026~2027년 설계, 2028년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철도지하화는 서울시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현재 서울 시내 철도 지상구간은 6개 노선, 약 71.6㎞로 15개 자치구를 통과한다. 특히 서울의 지상철도 구간은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권과 동북권을 관통해 노후화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서울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도시발전을 위한 장기과제로 철도지하화 방안을 담았다. 서울도시기본계획은 10년 단위로 만드는 법정 계획이다. 서울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을 담고 있다.
연초 정부가 철도지하화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여건이 마련됐다. 국토부가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지자체가 이어받아 '노선별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코레일 등 사업시행자는 기본계획에 따라 개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특별법은 철도 지하화 사업 비용을 상부 부지 개발이익에서 충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