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하 예술영재교육원 동문인 두 연주자가 한 무대에서 만난다. 오는 30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피아노 3중주를 선보이기 위해서다. 바이올린 연주는 헝가리 출신의 연주자 크리스토프 바라티가 맡는다. 이번 공연은 올해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한재민이 기획한 프로그램 중 하나다.
공연을 앞두고 한 라운드 인터뷰에서 박재홍은 “재민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됐을 때부터 연주하는 걸 지켜봤다”며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확실하고 무대에서 자신감이 넘쳐 가끔은 ‘형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 성숙한 연주자”라고 했다. 그러자 한재민은 “재홍이 형은 색깔이 굉장히 다양한 피아니스트”라며 “가끔 첼리스트보다 첼로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는 피아니스트란 생각이 들고, 같이 연습할 때 많은 걸 배운다”고 화답했다.
이번 공연을 관통하는 주제는 ‘10월에 건네는 위로’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3중주 ‘어느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3중주 1번 ‘엘레지’, 드보르자크 피아노 3중주 4번 ‘둠키’ 등으로 레퍼토리가 구성됐다.
한재민은 “10월이라는 날짜와 계절을 고려했다”며 “누군가를 추모하는 마음이 담긴 작품으로 관객을 위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했다. “사실 곡을 선정하면서 ‘너무 슬픈 프로그램이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대화를 나누며 오히려 우리의 메시지를 더 명확하게 전하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박재홍)
이들은 “말 대신 음악으로 대화할 수 있는 사이”라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한재민은 “즉흥 연주를 좋아하는 편이라 리허설 때나 무대 위에서 새로운 연주를 시도하기도 하는데, 재홍이 형은 이를 유연하게 받아줄 수 있는 피아니스트”라고 했다. 이어 “사실 첼로 소리로는 피아노를 뚫고 나가기 어려운 면이 있어서 피아니스트에게 평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소리 좀 줄여달라’는 것인데, 이번엔 그런 소리의 균형적인 부분을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호흡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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