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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피닉스에서 반대 방향으로 180㎞를 달려 도착한 투손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이 펼쳐졌다. 거리 곳곳과 주택 입구엔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팻말이 꽂혀있었고, 해리스 지지 모자를 쓴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투손 도심의 피마 카운티 사무소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알리사 존슨 씨(33)는 “트럼프는 파시스트”라며 “민주주의·여성 인권 등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 해리스를 찍고 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텃밭 주)’로 알려져있던 애리조나주의 표심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으로 빠지고 있다. 특히 같은 주 내에서도 지역·인종·세대·성별에 따라 성향이 극명하게 갈리며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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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주는 지역에 따라 확연히 다른 정치 성향을 보인다. 대도시의 외곽 지역에서는 공화당 지지세가 강하게 나타난다. 과거부터 공화당을 지지해온 데다가,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만큼 불법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두려움도 크기 때문이다.
반면 제2의 도시 투손은 애리조나가 과거 레드 스테이트로 분류될 때부터 민주당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곳이다. 이날 투손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크리스틴 로이 씨(66)는 “투손에 있는 내 주변인들은 모두 민주당원”이라며 “난 민주당원은 아니지만 트럼프를 뽑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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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템피에 있는 애리조나주립대(ASU)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답변은 모두 제각각이었다. 라틴계 남성 크리스찬 살라즈 씨(21)는 “트럼프가 인종차별적이라는 사람들의 주장에 공감하기 어렵다”며 “자본주의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으로서 실제 기업 경영 경험이 있는 트럼프가 경제를 더 살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흑인 여성 데브라 맥대니얼 씨(59)는 “트럼프 같은 사람이 다신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며 “반면 해리스는 훌륭한 대통령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지역 정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공화당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과 갈등을 빚은 것도 원인으로 꼽는다. 2018년 사망한 매케인 전 의원은 애리조나 지역구에서 1982년부터 하원의원 재선, 1986년부터 상원의원 6선,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낸 지역의 최대 정치 거물이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5년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인 매케인 전 의원을 향해 “적군에게 포로로 잡혔을 뿐 전쟁 영웅이 아니다”고 비난했고, 매케인 전 의원은 2017년 트럼프 당시 행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던 오바마케어 폐지에 반대표를 던졌다. 과거 두 사람의 갈등에 그의 부인은 지난 대선 바이든 대통령 지지 선언을 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1일 애리조나를 찾아 매케인 전 의원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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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U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사마라 스위포드 씨(33)는 “원래 투표를 잘 안 하지만 트럼프를 막기 위해 이번엔 투표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엄마의 설득에 해리스에 투표하고 나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미셸 씨(41)는 “이번 선거는 유난히 홍보물이 많이 온다”며 “남편의 설득에 트럼프를 찍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피닉스=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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