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10곳의 댐 신설 후보지를 담은 유역별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안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고 23일 발표했다. 후보지는 경기 연천군 아미천, 강원 삼척시 산기천, 경북 청도군 운문천, 김천시 감천, 예천군 용두천, 경남 거제시 고현천, 의령군 가례천, 울산 울주군 화야강, 전남 순천시 옥천, 강진군 병영천 등이다.
환경부는 지난 7월 30일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으로 증가하는 물 수요를 맞추고 홍수·가뭄에 대처하기 위해 신규 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안엔 양구군(수입천댐), 충남 청양군(지천댐), 충북 단양군(단양천댐), 전남 화순군(동복천댐)이 제외됐다. 이들 지역에선 주민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환경 파괴와 수몰 피해를 우려하는 반발 여론이 거셌다.
추진이 확정된 10개 댐은 대부분 규모가 작고 기존 댐을 재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후보지에서 제외된 양구군 수입천댐은 저수량이 1억t에 달한다. 애초 계획한 14개 댐 중 가장 컸다. 수도권 핵심 공급원인 팔당호의 저수량은 2억4400만t이다.
당초 환경부는 수입천댐 조성을 통해 확보하는 용수를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반도체 공정은 웨이퍼 표면 세정부터 식각 냉각 등 공정별로 많은 물을 소비한다. 소양강댐과 충주댐, 횡성댐 등 한강 권역의 용수 계약률은 94%다. 환경부와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이들 세 개 댐이 하루에 공급하는 용수 1096만8000t 중 6%인 65만6500t가량만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경기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연구 보고서에서 모든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35년 이후 용인 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공업용수 수요가 하루 170만t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강 권역 여분의 물을 전량 투입한다고 가정해도 하루 100만t 이상의 용수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환경부는 양구군 주민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양구군 지역사회는 댐 건설 계획이 발표된 직후부터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주민 반발이 심하면 댐 건설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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