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6 시리즈가 예상 외로 고전하고 있는 탓에 애플 납품업체 LG이노텍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30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8.9% 감소했다.
LG이노텍은 올해 3분기(7~9월) 매출 5조6,851억 원, 영업이익 1,304억 원을 올렸다고 23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9.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9% 줄었다. 이는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성적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5조1,833억 원, 영업이익 2,618억 원이었다. 특히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2,958억 원)보다 10% 이상 내렸는데도 실제 실적은 여기에서 반 토막이 났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 신모델 양산으로 고부가 카메라 모듈 공급이 확대되고, 반도체 기판, 차량용 통신 모듈의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하락, 전기차·디스플레이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광학 사업의 공급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예상보다 애플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실제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아이폰16의 출시 첫 주 판매량은 370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작 대비 12.7% 줄어든 규모다. 올해 4분기 아이폰16 시리즈 생산도 전작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전문가로 알려진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4분기 아이폰16 시리즈가 8800만~8900만대 출하할 것으로 추정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4조83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고객사 신모델 출시에 따른 모바일용 고부가 카메라 모듈 양산이 본격화했고, 차량용 카메라 모듈 공급도 늘었다. 전 분기 대비는 31% 증가한 수치다.
기판소재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37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는 2% 감소했다. 고객사 신제품 출시로 RF-SiP(Radio Frequency-System in Package) 등 반도체 기판의 공급은 증가했으나, COF(Chip On Film)와 같은 디스플레이용 제품군은 TV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약세를 보였다.
전장부품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9%, 전 분기 대비 4% 감소한 47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판매 실적이 감소했다. 반면, 자율주행용 차량 통신 모듈의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수주잔고 역시 매년 증가해 올해 3분기 기준 1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차량 카메라, 통신 모듈, 조명 등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인 차량용 부품의 매출이 매년 증가하고, 전장사업의 수주잔고 역시 12조원에 이르는 등 사업구조 고도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선행기술·제품 선제안 확대로 시장 선도 지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AI·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 전략적 생산지 재편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