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빛 바다 위로 티샷…괌 골프로 남길 '인생 샷'

입력 2024-10-24 17:15   수정 2024-10-25 02:07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 울창한 열대우림이 조화를 이루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 기원 전 2000년 무렵 정착해 살아온 차모로인은 이곳을 ‘구아한’이라고 불렀다. 구아한은 차모로어로 ‘우리는 가지고 있다’는 뜻. 천혜의 자연환경이 전부인 그 시절 차모로인에게 괌은 모든 것을 갖춘 지상낙원이었을지 모른다.

연중 온화한 날씨와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괌은 자연스럽게 휴양 도시로 거듭났다. 하지만 우리가 괌에 대해 놓치는 사실이 하나 있다. 괌이 해양 스포츠뿐만 아니라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점. 괌에는 5개의 골프장이 있다.

한낮 최고 기온이 35도에 육박한 지난달 8일, 괌을 찾았다. 평지 코스를 갖춘 파인이스트부터 태평양을 향해 티샷할 수 있는 망길라오까지. 4박5일 동안 둘러본 괌의 5개 골프장은 모두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한국괌골프협회(KGGA) 초청으로 모든 일정을 함께한 골프 레슨의 대가 임진한 프로는 “5개 골프장 모두 천혜의 자연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며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가깝고 도시 전체가 깨끗해 괌 골프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1) 파인이스트 괌 골프&리조트
파인이스트는 괌 지역에서 한국 기업이 최초로 인수한 골프장이다. 리조트와 골프장이 연결돼 있어 동선이 편리한 게 큰 장점. 미국골프협회(USGA)가 공식 승인한 정통 토너먼트 코스인 파인이스트는 평탄하고 광활한 동코스·서코스와 도전욕을 자극하는 북코스로 나뉜다. 북코스는 6개의 넓은 호수를 넘어가야 한다. 한국에서 보기 드문 평지 형태의 코스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고 코스 경계 밖의 구역이 거의 없어 공을 잃어버릴 일이 드물다. 아울러 페어웨이로 카트 진입이 가능해 편안하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파인이스트의 하이라이트는 음식이다. 클럽하우스의 폰타나레스토랑은 한인과 군인을 포함한 현지인이 즐겨 찾는 맛집으로 유명하다.
(2)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컨트리클럽

레오팔레스는 괌 중앙에 있다. 북적북적한 해변 호텔들과 달리 괌 전체 면적의 1%, 여의도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광대한 면적을 차지하는 복합 리조트다. 야구장과 축구장 등 다양한 체육 시설을 갖추고 있어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팀의 전지훈련지로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레오팔레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골프장이었다. 대자연에 들어선 괌 유일한 36홀 코스로 세계 골프계의 두 거장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에 참여했다. 클럽하우스에서 36홀 코스를 내려다보면 멀리 태평양의 망망대해가 보이고 눈앞에는 원시 밀림이 끝없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되는 히비스커스 코스, 해저드와 벙커가 적절하게 배치된 오키드 코스,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부겐빌레아 코스 등 개방감과 개성 넘치는 코스를 골라 즐길 수 있다.
(3) 온워드 탈로포포 골프클럽
탈로포포는 샘 시니드, 벤 호건 등 전설로 기억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이 2홀씩 맡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괌 남부 탈로포포 지역의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내리막과 언덕이 많고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장애물 탓에 높은 난도를 자랑하는 코스다. 탈로포포의 시그니처 홀은 5번홀(파4). 사방이 호수로 둘러싸여 있는 아일랜드 그린을 지닌 5번홀은 화이트티 기준 320야드의 짧은 홀로 장타자들의 승부욕을 자극한다. 물론 웬만한 아마추어 골퍼는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내놓고도 세컨드샷을 호수에 빠뜨리기 십상이다. 탈로포포의 자랑은 최신형 GPS가 장착된 카트다. 코스별 거리 측정은 물론 코스 형상과 플레이 속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4) 컨트리클럽 오브 더 퍼시픽(CCP)
1973년 개장한 CCP는 괌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골프장이다. 일본의 유명한 코스 설계가 도미자와 세이조와 도미자와 히로치카가 디자인을 맡은 18홀 골프장은 대부분 홀에서 바다를 조망하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해 단골이 많다. CCP는 괌 최고의 배수 시스템을 자랑한다. 산호초 가루로 잔디 아래 토대를 깔아 폭우에도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다. 괌 전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 폭우가 몰아친 지난달 11일에도 괌 내에서 유일하게 예약 손님을 받았다. 아울러 페어웨이로 카트 진입이 가능해 더운 날씨에도 체력을 아끼며 쾌적하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대부분의 홀이 티잉 구역에서 그린을 볼 수 있는 직선 코스로, 해저드가 많지 않아 초보자도 큰 어려움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5) 온워드 망길라오 골프클럽
망길라오는 괌 지역에서 유일하게 바닷가와 인접한 코스를 자랑한다. 세계 최고의 코스 설계가 로빈 넬슨은 망길라오만 해안선의 아름다움과 다이내믹한 지형, 바람 방향과 세기, 태양 빛의 모든 각도를 살려 코스를 빚어냈다. 워낙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해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골프 코스에서 79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망길라오의 시그니처 홀은 티샷으로 바다를 넘겨야 하는 12번홀(파3). 사진 한 장으로도 전 세계 골퍼들의 도전욕을 자극하는 이 홀은 화이트티 기준 164야드, 레드티 기준 92야드로 전장이 길지는 않지만, 강한 바닷바람에 맞서야 하기 때문에 웬만해선 레귤러 온이 힘들다. 이 홀에서 원 온에 성공하면 기념 인증서를 발급해 줄 정도로 성공률이 낮다고.

오션뷰를 자랑하는 클럽하우스 식당과 리노베이션을 마친 신축 사우나 대욕장도 망길라오의 자랑거리다.
괌 골프에서 주의할 점
청명한 하늘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인생 샷’을 꿈꿨으나 사실 괌과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달 8일 괌 아가나 국제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폭우가 쏟아졌다. 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13호 태풍 버빙카의 영향이었다.

태풍은 10일 괌을 관통해 지나갔다. 태풍이 지나간 뒤에도 강한 비바람은 계속됐고, 투어 마지막 날인 12일까지 빗속에서 라운드를 진행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18홀을 온전히 다 돌아본 곳은 파인이스트뿐. 괌은 1년 중 7~9월이 태풍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시기니 골프 여행을 계획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괌은 평상시에도 갑작스러운 스콜로 날씨 변동이 잦은 지역이다. 대부분 스콜은 금방 그치기 때문에 라운드에 큰 지장은 없겠지만 괌 골프 여행을 계획하는 골퍼라면 우천 라운드용 장비를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괌=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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