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탈리아 음식에는 서사가 있다. 밀라노식 리소토나 나폴리 피자만 봐도 그렇다. 나폴리 피자는 유네스코(UNESCO) 세계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신선한 지역의 식재료를 사용한 건강식을 추구하는 지중해 식단도 마찬가지다.
국제화 시대에 다양한 국가 음식이 융합되는 것은 불가피하고 매력적인 현상이다. 이탈리아의 맛과 한국의 맛이 섞인다고 생각해 보자. 예컨대 김치의 매콤함과 이탈리아 대표 음식 파스타가 만난다는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은가. 이처럼 음식이란 국경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언어다.
음식은 한 민족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예술이다. 전통음식을 준비하는 일은 사람 간 유대관계를 강화해주는 일종의 의식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피자가 흥겨운 모임의 상징이다. 지금도 늦여름이면 아들·손자·며느리가 모두 모여 온종일 오랫동안 두고 먹을 토마토소스를 만든다. 이탈리아 ‘토마토 소스의 날’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김치를 담그는 한국의 김장 문화와 비슷하다.
한국에 온 뒤 맛본 한식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한식을 좋아하게 됐다. 코스대로 식사하지 않고, 여러 가지 맛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한상차림도 좋다. 서양에 비해 단맛이 강하지 않은 한식 디저트도 호감이 간다. 한국 사람도 이탈리아 사람처럼 음식을 애정과 친밀함의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래서 머나먼 한국 땅에서 근무하지만 항상 고향 가까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세계 이탈리아 음식 주간은 이탈리아 외교협력부가 이탈리아 음식과 양질의 식재료를 홍보하기 위해 매년 11월 셋째주에 세계 공관들과 함께 여는 연례행사다. 대사관은 주한 이탈리아문화원, 이탈리아무역공사, 이탈리아관광청, 주한 이탈리아상공회의소와 함께 1주일간 쿠킹 클래스와 세미나를 비롯한 다양한 홍보 활동을 할 예정이다. 이 기간 이탈리아 음식뿐 아니라 이탈리아 음식과 다르면서도 보완적인 한식을 함께 홍보하고 싶다. 다음달 18일부터 24일까지 7일 동안 한국에 이탈리아 음식을 알리는 홍보대사와 이탈리아에 한국 음식을 알리는 홍보대사직을 겸하고 싶다.
특히 올해는 이탈리아 미쉐린가이드 스타 셰프 크리스티나 바워만이 때맞춰 방한하기로 해 더 특별하다. 바워만 셰프는 부츠 모양 이탈리아 반도의 굽, 풀리아 지역의 전통 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별한 이탈리안 다이닝을 경험하고자 하는 분들은 다음달 22일 음식 주간 대미를 장식할 갈라 디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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