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개의 섬을 지닌 전남 신안군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섬으로만 구성된 지방자치단체다. 우리나라 전체 갯벌 습지의 14%인 339㎢를 보유할 정도로 긴 해안선을 접하고 있다. 민선 7~8기 신안군은 섬이라는 자원을 활용해 ‘살고 싶은 섬’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섬 주민도 육지 사람처럼 문화를 누리고, 섬에 살지 않는 사람은 섬을 찾아올 수 있도록 섬을 활성화하는 정책이다.
1섬 1뮤지엄, 1섬 1정원, 1섬 1컬러 등 타지역에서 보기 힘든 문화·관광정책을 펴고 있는 신안군은 퍼플섬(반월·박지도)으로 전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달엔 1섬 1컬러 마케팅으로 ‘제2회 대한민국 관광정책대상’ 수상식에서 관광마케팅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중부권역(압해·자은·암태·팔금·안좌도)에서 대표 미술관을 꼽자면 송공산(234m) 남쪽에 위치한 저녁노을미술관이다. 다도해 등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미술관에서 바라보는 노을 또한 일품이다. 분재원과 야생원, 생태연못 등을 갖춘 1004섬분재공원이 미술관을 둘러싸고 있어 볼거리가 많다. 자은도 뮤지엄파크에 있는 세계조개박물관은 기증받은 조개와 고둥 등을 전시했다. 암태도에는 초등학교 폐교를 리모델링한 에로스서각박물관이 있다.
갯벌박물관은 북부권역(지도·증도·임자)을 대표한다. 한국의 갯벌과 지질, 생물 등을 배울 수 있다. 임자도에는 조희룡 서화가의 매화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우봉 조희룡 미술관이 있다. 남부권역(비금·도초·하의·신의·장산도)의 비금도에는 세계적인 바둑기사 이세돌을 기념한 이세돌바둑박물관이 관객을 기다린다. 하의도에는 지붕 없는 천사상 미술관이, 장산도에는 동서양화와 전통 서예를 감상할 수 있는 화이트뮤지엄이 있다. 서남해안의 끝인 흑산도에도 박물관이 존재한다. 철새박물관과 새공예박물관, 새조각공원을 만날 수 있다.
덴마크 출신의 설치 예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이 참여하는 대지의 미술관은 다음 달 준공할 예정이다. 비금도에는 영국 출신 철 조각가 안토니 곰리가 바다의 미술관을 조성 중이다. 2026년 상반기에 개관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신안군은 압해도 분재정원에 황해교류역사관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하의도에는 정치인물사진뮤지엄을 건립하고 있다. 전국 최대의 춘란 자생지인 신의도에는 한구 춘란박물관을 짓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미술관 하나 없던 문화 불모지 신안군이 이제는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도약하고 있다”며 “다양한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모두가 행복해지는 신안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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