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열린 2024 나주 영산강 축제로 ‘영산강 르네상스 시대’를 열고 있다. 2029년 국가 정원 지정을 목표로, 영산강 정원을 새롭게 꾸민 나주시는 영산강 보행 횡단교와 대규모 코스모스 꽃단지를 지어 이번 축제에서 역대 최대인 36만명의 관람객을 달성했다.
국내 최대·최고의 국가 정원 조성
담양군 용소에서 발원한 영산강은 목포 하구언까지 총길이 111㎞에 달하는 국가하천이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8.6㎞가 나주시를 관통한다. 나주는 영산강의 중심부에 자리한다. 영산강에는 많은 비로 인한 홍수를 대비해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드넓은 저류지가 있다. 188만4000㎡ 규모로, 순천만보다 넓은 면적이다.나주시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이 저류지 공간에 영산강 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국가 정원 1·2호인 순천만, 울산 태화강을 넘어 국내 최대, 최고의 국가 정원을 만들어 영산강의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영산강 정원 조성은 2022년 12월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영산강 나주지구 통합하천사업’ 선정이 계기가 됐다. 저류지 본연의 기능인 치·이수 기능 강화를 위해 저수용량을 기존 700만t에서 1000만t까지 늘리고 저류지 준설로 변형되는 지형을 활용해 친수공간으로 영산강 국가 정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나주시는 내년부터 2년간 56만2000㎡ 규모로 영산강 지방 정원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시민이 함께 만드는 정원이라는 개념을 넣어 수목·벤치 기부제도 운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가 정원의 초석이 될 33만㎡ 크기의 영산강 정원을 조성했다. 올해 영산강 축제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장소 바꾸고 축제 새 역사 썼다
2024 나주 영산강 축제는 개막식 11만명을 포함해 36만명에 달하는 역대 최다 관광객 수를 기록하며 나주시의 축제 역사를 새롭게 썼다.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장소다. 영산강 정원은 규모와 시설을 갖춘 나주의 첫 상설 축제장이다. 특히 매년 축제 미비점으로 지적받았던 주차장을 크게 늘렸다. 축제장 안쪽과 인근 야구장, 홍어의 거리 주차장을 합하면 총 2600여 대의 주차가 가능하다.영산강 정원과 더불어 둔치체육공원, 들섬에 조성한 15만㎡의 대규모 코스모스, 메밀꽃밭은 연일 관광객들이 북적였다.
시 관계자는 “만개한 코스모스는 낮에는 반짝이는 영산강, 밤에는 꽃길 사이를 비추는 야간조명과 함께 어우러져 환상적인 가을 정취를 선사했다”며 “영산강 횡단 보행교는 그동안 눈으로만 봐오던 영산강을 걸어서 건널 수 있는 색다른 체험 기회를 제공해 관람객의 사랑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역사와 전통, 현대아우르는 축제
나주시는 올해 영산강 축제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뮤지컬 맘마미아 한국공연 등을 연출한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 감독에게 축제 지휘봉을 맡겼다. 축제장에선 2000년에 이르는 나주의 역사와 전통, 현대 문화를 아우르는 무대 공연이 연일 펼쳐졌다.남녀노소 모든 세대의 선호와 취향을 고려한 ‘영산강 뮤직페스티벌’은 트로트와 뮤지컬, K-팝 등 다양한 장르의 축하 공연으로 구성됐다. 나주만의 문화자산인 천연염색패션쇼와 나주삼색유산놀이, 동강봉추들노래, 나주풍류열전도 대중적인 축제 콘텐츠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개막식에서 영산강 저류지와 들섬, 둑 면적을 포함해 총 241만3000㎡ 규모의 영산강 국가 정원 청사진을 제시했다. 윤 시장은 “영산강 정원이 있는 이곳은 지난해까지 광활한 저류지에 불과했지만 33만㎡ 규모의 정원을 이미 조성했고, 지금도 늘려가는 중”이라며 “2026년 영산강 지방 정원으로 공인받은 뒤 2029년 국가 정원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시민이 함께 만들고 전국 관광객이 함께 향유할 영산강 정원이 대한민국 최대·최고 국가 정원을 한항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며 “나주가 꿈꿔온 비전을 현실로 바꾼 영산강 정원에서 새로운 영산강 르네상스 시대를 힘차게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나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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