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은 국내 기업이 ESG 경영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Best ESG Bank’를 경영 전략 목표로 설정해 전 세계에 퍼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ESG 기준을 선도적으로 제시하는 등 국내와 글로벌 간 ESG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SG 연계 금융상품 다변화를 위한 노력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국내 기업의 태양광·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소재, 전기차 생산 등 사업을 지원하고, 동시에 국내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 금융 지원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 달성 지원을 위한 지속가능금융 및 자문 서비스는 총 95건, 5조4182억 원에 달한다.
한국씨티은행은 기후 리스크 관리 체계가 구축돼 있어 고객의 기후 리스크 노출도를 평가하는 한편, 맞춤형 시나리오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각 산업군에 적합한 기후 리스크 관리 전략을 제시하고, 대출 심사 등에도 이러한 리스크 평가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ESG 협의체를 운영함으로써 임직원 ESG 교육 및 친환경 캠페인을 적극 추진하고, ESG 공시 준비와 거버넌스 평가 등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경ESG〉는 ESG 협의회 초기 설립 단계부터 ESG 경영 방향성을 이끌고 있는 엄경식 ESG 협의회 공동의장을 만나 한국씨티은행의 ESG 경영 비전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한국씨티은행은 금융권에서도 선도적 기후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씨티그룹은 오는 2050년까지 넷 제로(net zero)를 달성하기 위해 고객의 기후 전략을 평가하는 고객 맞춤형 로드맵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도 씨티그룹의 일원으로서 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2022년 기후 리스크 평가 및 스코어카드(Climate Risk Assessment & Scorecard, CRAS)를 자체 개발해 기업의 기후 리스크 노출도를 평가하고 맞춤형 시나리오 분석을 제공하고 있다. 스코어카드는 고객 정보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및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 등에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노출도, 완화 및 적응 노력과 거버넌스 및 공개 여부를 평가해 영향 정도를 지정한다.
즉 에너지, 전기, 자동차, 석탄, 시멘트, 철강, 항공, 해운, 화학 등 산업별 임팩트에 따라 차등 적용하면서 온실가스배출로 인한 물리 리스크 및 전환 리스크를 통제하는 방식이다. 각 산업군에 적합한 기후 리스크 관리 전략을 제시하면서 대출 심사 등에도 이러한 리스크 평가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내부 기업 신용 리스크 실사나 신용 공여에 관한 규율 규정에 따라 고액 신용 공여 및 고위험 산업군 고객 대상 적용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 이 제도의 가장 큰 강점이다.
- 한국씨티은행 ESG 협의회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2021년 출범한 ESG 협의회는 현재 ESG 전략을 총괄하는 중요한 조직이고, 보텀업(bottom-up) 방식의 의사결정 구조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ESG 협의회에서는 보다 확장된 역할의 수행과 효율적 협업을 위해 대내외 활동 분과, 고객과의 협업 분과, 대외 협력 분과로 구성된 3개의 워크 스트림(work stream) 체계로 재편한 후 ESG 협의회 활동의 접점을 확대하고자 하며 당행 전반에 걸쳐 ESG 경영을 내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 분과는 ESG 목표에 따른 핵심 과제와 핵심성과지표(KPI) 항목을 정의하고 실행 계획을 수립, 평가해 ESG 목표 달성에 주력한다. 협의회에서 논의된 사항은 임원 회의에 보고되며, 임원진의 피드백을 받아 최종적으로 ESG 경영에 반영된다. 이러한 피드백 공유 과정은 빠르고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어 실시간으로 ESG 전략에 변화를 반영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ESG 협의회는 단순한 환경보호뿐 아니라 사회적책임과 투명한 거버넌스에 대한 포괄적 계획을 세우고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 한국씨티은행이 시행하고 있는 ESG 금융 솔루션이 있다면.
“씨티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1조 달러의 지속가능금융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UN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에 부합하는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환경적·사회적 리스크 관리(ESRM) 규정을 수립했는데, 한국씨티은행은 ‘ESRM’을 토대로 ESG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ESRM는 자금 지원의 전 과정에서 대기 질,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지역사회, 노동, 인권 등 환경적·사회적 계획을 분석하고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기업 고객의 리스크를 평가하고, 자금조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맞춤형 자문과 솔루션을 제공한다.
금융 거래 전반에서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지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예컨대 고객의 대출 약정에 환경 및 사회행동 계획(ESAP)를 명시하도록 하거나 현장 감사를 수행하고 필요한 경우 외부 컨설턴트를 통해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녹색채권, 소셜채권 및 지속가능채권을 비롯해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 및 투자,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인수합병을 포함한 각종 금융 솔루션도 제공한다. 이 외에 신재생에너지, 지속가능한 운송 같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환경 솔루션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 ESG 연계 금융상품 다변화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씨티그룹 차원에서는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SDGs에 부합하는 지속가능금융을 1조 달러 제공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후 한국씨티를 비롯한 전 세계 씨티 네트워크를 활용해 녹색채권, 소셜채권을 비롯한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고, 기업 고객들이 지속가능성 전략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금융 및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까지 4412억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금융을 제공했고, 2030년 이전에 목표를 조기 달성할 계획이다.
지속가능금융 솔루션은 지속가능 공급망 구축을 위한 금융 지원과 지속가능성 연계 대출 및 투자,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인수합병, 재생에너지, 운송, 농업 및 토지 이용 같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금융 서비스를 포함한다. 환경과 관련한 금융 지원 외에도 중요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경제적 포용 및 식량 안보에 대한 금융 지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기업에 지속가능금융을 제공한 사례가 있다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인프라 건설사업 수주를 위한 구조화 금융을 지원하거나 해외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전기차 배터리 주요 소재 생산시설 투자나 전기차 자체 생산시설 설립, 전기차 부품 사업이나 국내 재생 에너지 사업을 위한 ‘녹색 금융’과 함께 국내 금융회사의 ESG 금융 실행을 지원하는 등 국내 대기업 및 금융기업, 중소기업을 위한 ESG 파이낸싱을 제공한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국내 주요 기관의 ESG 채권 발행에 주간사로 나서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이후 특히 중요시되는 탈석탄 금융 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 목적으로 발행한 기아차의 7억 달러 규모 녹색채권의 공동 주간사로 참여했고, 신한은행의 5억 달러 규모의 한국 최초 기후변화채권, 교보생명의 최초 외화 지속가능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공동 주관했다.”
- 거버넌스 측면에서 한국씨티은행의 강점은 무엇인가.
“글로벌 조직 내에서 매트릭스 라인을 고려해 임원의 책무와 관리 의무를 명확히 배분하고, 각 임원이 책무를 철저히 이행하도록 체계적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통제 3차 방어선 개념을 적용해 각 부서와 임직원이 자율적으로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하는 문화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또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성은 씨티의 자랑스러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여성 인재 육성에 집중하며, 씨티 글로벌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리더십을 강화해왔다. 주요 리더십 포지션의 공모 시 여성 후보자를 포함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성별·인종에 따라 급여 차이가 없도록 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이 50%에 육박하고, 여성 임원 비율도 약 43%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도 금융업계의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ESG 경영을 추진하면서 애로 사항이 있다면.
“한국씨티그룹은 선도적으로 주요 글로벌 ESG 이니셔티브 창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기후 금융 원칙을 수립하거나 서명한 후 이를 조직 내부 정책에 반영하며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씨티은행 자체적으로는 ESG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별도 가입을 추진하지 못해 국내 시중은행과 비교할 때 기후 위기 대응이나 ESG 경영에 소극적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다.
또 그룹 내부적으로는 한국에서 ESG 공시 관련 법제화 지연, 산업 섹터별 탄소배출 감축 관리 기준 수립 지연, 재생에너지 설비를 포함한 저탄소에너지 설비 환경이 열악하고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에 대해 국제적 합의에 부합하는 증설 계획도 갖지 못해 북미와 유럽 지역을 포함한 씨티 네트워크의 다른 나라와 속도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속도 차이로 인해 국내 시중은행에서 요구하지 않는 기후 리스크, 전환금융, 지속가능금융과 관련해 요구하는 부분이 국내 기업 고객들이 느끼기에 상대적으로 과도한 요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운영에 따른 다양한 규제와 표준의 복잡성을 고려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애로 사항으로 다소 작용하고 있지만 ESG 경영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는 인식하에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중에 있다.”
- 한국씨티은행의 ESG 경영 목표는 무엇인가.
“고객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 본연의 업무에 안주하지 않고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책임과 투명한 경영을 통해 고객과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받는 금융회사가 도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ESG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다양한 대내외 이해관계자와 협업하며 ESG 가치를 실현하는 방안을 구체화하려고 한다.
또 고객의 니즈에 맞게 ESG 솔루션과 상품 제공 등을 통한 고객 관계 강화, 기후 관련 리스크와 기회를 관리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등 규제 환경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도 같이 병행할 계획이다. 특히 성과 관리의 핵심 요소로 지속가능성 및 기후 관련 목표를 추가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한국씨티은행의 모든 주요 의사결정 과정의 시작과 마지막에 ESG에 대한 고민과 논의를 담아내려고 한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