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수소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석유화학공단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값싼 부생수소를 도심까지 연결하는 지하배관이 깔려 있는데, 총연장이 188㎞에 이를 정도다. 이 배관을 기반 삼아 수소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부생수소 지하배관망을 통해 공급받은 수소로 연료전지발전소를 가동하는 수소 시범도시 조성 기반사업을 완료했다고 28일 밝혔다.
수소도시란 에너지 공급부터 주거 교통 물류 등 전 분야에 걸쳐 수소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도시를 말한다. 울산시는 지난 25일 북구 율동지구 위드유아파트에서 수소 시범도시 조성사업 준공식을 열었다. 율동 수소연료전지열병합발전소에서 수소로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발생한 폐열은 율동지구 국민임대주택 437가구에 온수 및 난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난방 과정에서 추가적인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형 수소아파트’를 구현한 사례로 꼽힌다. 울산시는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총 487억원을 들여 산업단지에 구축된 수소 배관을 태화강역을 거쳐 북구 양정동 율동 수소연료전지열병합발전소(10.5㎞)까지 연결했다.
울산시는 지난달 국토교통부 주관 수소도시 조성 공모사업에도 선정돼 향후 4년간 295억원을 투입해 북구 지역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일원에 ‘울산형 수소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배관을 활용해 수소충전소에 수소를 직공급하고, 국내 최초로 수소 트랙터를 개발하는 기술 실증 사업도 서두를 계획이다.
울산시는 현대차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수소 트랙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규제 유예(샌드박스) 등을 활용해 울산~서울·인천 지역 간 장거리 화물 물류 노선에 수소 트랙터 세 대를 실증 운행한다. 핵심 기술을 국내형으로 개발해 수입차 위주인 디젤 기반 대형 화물차를 국산 친환경 차량으로 전면 전환하는 게 목표다.
울산의 수소 시범도시 조성 사업이 속도를 내자 민간 수소발전소 건설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SK에너루트는 울산하이드로젠파워3호 등 총 네 개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해 울산에 연간 약 29만㎿h 규모의 친환경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태화강역을 중심으로 조성된 수소버스와 수소트램 충전소에 수소 배관을 연결해 중단 없는 수소도시 교통시스템 기반을 구축했다. 수소트램은 실증 테스트를 거쳐 울산 도시철도 1호선 구간에 투입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사업비 3297억원을 들여 태화강역~신복로터리 간 총연장 10.99㎞ 구간에 무가선형 수소트램(정거장 15개)을 설치할 계획이다. 2026년 착공해 2029년 준공하는 게 목표다. 울산시는 트램이 본격 운행되면 하루 2만4000여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수소 시범도시 조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울산이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친환경 수소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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