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가 최근 낭만과 문화를 도시 브랜딩에 적극 도입하면서 어린이부터 MZ세대, 가족 단위 관광객 등이 찾는 관광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밤만 되면 불이 꺼지는 회색 공업도시에 매력적인 공간과 축제가 늘어나면서 주말이면 도시를 빠져나가던 구미의 모습이 변했다. 매력있는 축제와 공간이 늘어나면서 유출의 원심력이 지배하던 구미에 유입의 구심력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선 8기 들어 구미에는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가 만든 용어인 ‘제3의 공간’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티니핑 랜드가 어린이들의 것이라면 20~30대의 제3의 장소는 금리단길이다. 금오산과 구미역 후문 사이의 선주원남동 골목길인 이곳은 3~4년 전부터 책 읽는 칵테일바, 카페, 공방, 편집숍, 이색 음식점 등 180개가 모인 번화가로 바뀌었다. 1970~1980년대 ‘블란서 주택’으로 불리던 한국형 양옥들이 청년 상인의 손을 거쳐 개성 가득한 거리로 재탄생했다. 구미시는 ‘책 읽는 금리단길’ 사업을 벌여 시, 에세이, 여행, 동화, 미술 등 주제별로 12곳의 테마 카페 거리도 만들었다.
구미시는 민선 8기 전국 유일의 낭만축제과를 신설했다. 20만명이 찾는 푸드 페스티벌과 라면축제는 구미를 일약 낭만 도시로 바꾸었다. 내달 1~3일 열리는 라면축제는 문화로, 금리단길, 금오산공원까지 개최 공간을 넓혀 원도심 곳곳이 라면축제로 들썩일 전망이다. 축제장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15곳의 대표 맛집으로 구성된 ‘라면레스토랑’과 나만의 라면을 만들 수 있는 ‘라면공작소’가 운영된다. 구미의 축제는 구미 원도심 부활은 물론 소상공인의 경기 부양에도 기폭제 역할을 해 축제가 경제 활성화를 이끈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시민들이 여유롭게 힐링하는 휴식 공간도 늘어나고 있다. 황토맨발길(3.4㎞)과 무인카페 ‘큰고니벅스’가 조성된 도심 속 샛강인 지산샛강생태공원은 힐링 명소로 떠올랐다. 지난 2월 개통한 낙동강 비산 나룻길도 경관조명과 함께 야간산책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내년 아시아 육상경기대회를 기념해 산호대교에는 경관조명, 낙동강 체육공원에는 미디어아트도 설치된다. 앞으로 금오산 둘레길과 오토캠핑장이 조성되고 낙동강 체육공원에도 30억원을 들여 50면의 캠핑장이 추가로 조성된다.
주부 전하늬씨는 “타지에서 온 전업주부들은 남편이 일터로 가면 혼자 감당해야 할 일이 많아 걱정인데 아이든 엄마든 기댈 곳과 갈 곳이 많아진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며 구미시의 변화된 의료 돌봄 정책을 크게 환영했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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