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생산기지 이전으로 1990년대 이후 추락을 거듭하던 구미는 2010년대 전자산업 부활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뚜렷한 반전의 모멘텀을 찾지 못했다. 민선 8기를 맡은 김장호 시장은 “취임 당시 구미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반도체 첨단산업 특화단지와 방산혁신클러스터를 유치하지 못하면 낙동강에 뛰어들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국책사업 유치를 위해 2년간 중앙부처와 국회 등 180여회를 뛰어다닌 거리는 지구 4바퀴가 넘는 20만km에 달한다.
민선 8기 구미시는 방산혁신클러스터(2023년 4월), 반도체 소재부품특화단지(2023년 7월)를 모두 품고 올해 2월 교육발전특구, 6월 기회발전특구 (188만㎡)까지 4개의 국책프로젝트를 유치했다. K국방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구미는 K국방 신산업의 수도로 옛 전자산업의 명성을 회복해가고 있다. 2년간 구미시는 466개 기업으로부터 5조7597억원의 투자유치를 끌어냈다.
김 시장은 취임 후 의료와 돌봄정책에 집중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이전에 기업에서 일하는 ‘인재가 살기 좋은 도시’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었다. 구미시는 연간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경북도내에 한 군데도 없던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지난 3월 구미차병원에 마련했다.
또 순천향대구미병원에 매년 20억원을 들여 365 소아청소년진료센터를 연중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경북 최초 아픈아이 돌봄센터, 전국 최초 구미24시 돌봄센터, 365돌봄 어린이집 확대, 경북 최초 돌봄문화복합센터, 입시생을 위한 경북 유일 구미 진학진로지원센터 등 돌봄과 교육에 집중투자 했다. 구미시는 경북도가 올해 53개를 만드는 온종일 돌봄시설인 ‘K6000보듬센터’(산단특화형)도 도내에서 가장 많은 14개를 유치했다.
구미시의 이런 과감한 투자는 산업도시 부활을 위한 지방 정주혁명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김 시장은 “365일 24시 10분 거리 완전돌봄 서비스를 갖췄다”며 “이런 의료와 돌봄 인프라는 국가가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미시의 이런 노력으로 구미시의 사회 경제지표도 달라지고 있다. 매년 2000~4000명씩 줄던 구미시의 인구감소세가 확연히 꺾였다. 올들어서는 1월, 8월에 인구가 늘어나 인구 반전의 모멘텀을 찾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월 말 기준 25~39세 취업 연령대 인구도 130명이 증가했다.
구미시는 2월 SK실트론(1조3000억원), 5월 도레이첨단(5000억원), LIG넥스원(2000억원) 등 대기업의 잇따른 투자를 경제회복의 전기로 삼을 계획이다. 정부의 지역 활성화 펀드 1호 사업으로 지난 3월 구미청년드림타워가 선정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공학전문대학원 경북캠퍼스도 유치해 인재 도시의 기반을 다졌다. 구미시를 동서로 관통하는 구미~군위간 고속도로(1조 4965억원) 건설사업도 8월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에 선정됐다.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완공한 이후 54년 만이다.
김 시장은 “2030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신공항 시대를 앞두고 구미 평균연령 30대, GRDP 30조, 예산 3조 시대를 열어 ‘어게인(AGAIN) 구미’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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